한겨레/ “종이팩 100% 재활용하면 나무 130만그루 보호”

광주서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 간담회 1인 연간 회수량 110g·재활용률 20% 화장지 교환·수거 체계 개선 등 대안

2020-06-17     김용희 기자

우유갑 등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광주지역사회가 나섰다. 공무원, 시민활동가, 시민들이 모여 전용 수거함 설치, 화장지 교환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11일 광주광역시의회 시민소통회의실에서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종이팩 분리수거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협력과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자리에는 광주시와 5개 자치구 담당 공무원과 한국순환자원지원유통센터, 마을 활동가, 아파트입주자대표모임, 종이팩수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순환자원지원유통센터가 발표한 ‘종이팩 재활용 현황’을 보면 17개 광역시·도의 지난해 시민 1인당 종이팩 평균 회수량은 인천 40g, 광주·부산 50g, 전북 60g, 전남 70g 순으로 낮았다. 전국 평균은 110g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종이팩 출고량 7만1728t 중 재활용량은 1만4487t(20.2%)에 불과했다. 자원재활용법에서 정한 종이팩의 재활용 의무율은 30.5%로,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의무율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종이팩을 100% 재활용하면 연간 20년생 나무 130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 650억원의 외화 대체 효과와 320억원의 원료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주택가에 종이팩 전용 수거함이 없거나 각 가정이 별도 분리배출을 해도 업체가 회수를 할 때 일반 폐지와 섞인다는 점이 꼽혔다. 또 재활용선별장에서는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별도 선별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청년활동가로 구성된 ‘카페라떼클럽’은 광주지역 45개 커피전문점과 협약을 맺어 종이팩을 수거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며 확대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커피전문점이 다 쓴 종이팩을 씻어서 말려놓으면 시민들이 수거해 특정 공간에 보관하고 일정량이 모이면 동 주민센터에서 화장지로 교환해 필요한 곳에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자치단체별로 종이팩 전문 회수업체를 확보해 회수 체계를 구축하고 ‘지자체 분리배출 경진대회’를 개최해 담당 공무원의 의지를 북돋워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1000가구 이상 아파트 등 일정 규모 모범시설을 공모해 실적에 따라 상금을 주는 방식으로 주민 참여를 높여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종이팩 수거가 미흡한 군부대, 학교는 지자체 선별장과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광주시는 2024년까지 대형마트, 공동주택 등에 종이팩 무인수거함 80대를 설치해 종이팩 수거율을 높이고 수집·운반 차량과 장비를 매년 늘리기로 했다. 7∼10월 공공일자리 인력 1500명을 투입해 단독주택, 원룸 밀집지역에 배출된 재활용품 재분류, 올바른 폐기물 배출방법 안내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