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도] 18세기 제작 《지승》속 ‘순창군 지도’

2020-06-24     림재호 편집위원

《지승(地乘)》은 조선의 행정, 도로, 군사, 역사 그리고 수도와 지방, 산과 강 등 이 땅의 세계관을 그림으로 상세히 수록해 놓은 보물 같은 기록화이자 지리서다. 1776년 이후 1787년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총 6책으로 제작된 회화식 지도책으로 각 책의 크기는 세로×가로가 27×19cm다. 1책에는 경기도, 2책에는 충청도, 3책에는 경상도, 4책에는 전라도, 5책에는 황해도와 평안도, 6책에는 강원도와 함경도가 수록되어 있다. 
순창군은 관할 범위에 변화가 거의 없이 현재로 이어진 지역이다. 읍치는 순창읍 순화리 일대인데 순화리는 신라 때의 군 명칭을 현재 지명에 활용한 것이다. 지도 오른쪽 아래 객사(客舍)가 그려진 지역이 순화리이며 그 왼쪽 아래 향교는 교성리에 있던 것이다. 
조선시대 방면의 명칭은 동서남북 방위 개념을 활용해 붙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읍치 인근 지역의 면 명칭에 좌우(左右) 개념을 넣은 것이 이색적이다. 읍치 북쪽의 추산(追山ㆍ금산)이 순창읍 진산에 해당한다. 읍치 동쪽의 하천은 남쪽으로 흘러 섬진강으로 간다. 읍치 왼쪽 강천사(剛泉寺)는 팔덕면 강천산(583.7미터)에 있는 사찰로 지금도 존재한다. 
읍치 동쪽에 적성면, 적성원, 적성진 등이 표시되었는데 적성폐현이 있던 곳이며 읍치 서쪽의 복흥면은 복흥폐현이 있던 곳이다. 현재는 적성면, 복흥면의 지명으로 그 흔적을 알 수 있다. 
적성진 아래 섬진강변에 화산(華山ㆍ채계산)이 표시되었는데 현재의 적성면 고원리에 있는 342미터의 산이다. 그 동쪽에 화산서원(華山書院)이 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대모산성(大母山城)이 서쪽 4리에 있는 것으로 기록되었는데 이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았다. 

출처 : ‘조선후기 순창군지도’(규10476),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