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전홍진 저

이 책은 ‘매우 예민한 사람들’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상담을 바탕으로 하여 예민성에 대한 자가진단, 주요 우울 증상에 대한 설명, 예민성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2020-08-19     림재호 편집위원

예민한 사람들이 긴장ㆍ걱정ㆍ타인의 반응에서 벗어나는 방법 
 

지난 10여 년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환자 1만명 이상을 상담ㆍ치료한 전홍진 교수가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을 펴냈다. 
스트레스와 자살 연구 등을 대규모로 주도해온 그는 교양실용서 형식으로 펴낸 이 책에서 그간의 임상시험과 상담 사례를 대거 방출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 온 환자 대부분은 우울증이라는 진단에 ‘나는 우울증이 아니다’라고 답한다. 이때 말을 바꿔 ‘당신은 매우 예민한가’라고 물으면 그들은 ‘맞다, 나는 예민한 편이다’라며 수긍한다. 더욱이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와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 가운데 다수가 ‘나는 매우 예민한 편’임을 인정한다. 저자는 바로 이 때문에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을 썼다. ‘매우 예민하다’는 성격적 특성에 주의를 기울이면 정신과 상담이나 약물치료 없이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특별히 골라낸 40명의 사례를 통해 예민성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연수하던 시절 미국인과 한국인의 우울증 양상이 매우 다르다는 점을 파악하고 두 나라 우울증 환자들을 비교하는 연구를 했다. 미국의 우울증 환자들은 뚱뚱하고 식욕이 높으며 우울한 기분을 직접 표현했다. 반면 한국 환자들은 마르고 신체 감각이 매우 예민했다. 즉 한국인은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많은데, 대체로 자신의 감정을 잘 못 느끼며 감정 표현이 적은 데다, 신체 증상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한국인들의 이런 예민한 특성은 영화나 노래를 잘 만들고 반도체나 자동차 제작에서 능력이 발휘되는 반면, 지나치게 예민해 서로 간에 갈등이 많고 자살률이나 불면증 비율이 높은 특성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 책은 ‘매우 예민한 사람들’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상담을 바탕으로 하여 예민성에 대한 자가진단, 주요 우울 증상에 대한 설명, 예민성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2부에는 스티브 잡스, 처칠, 뉴턴, 로베르트 슈만 등 유명 인사들이 ‘매우 예민한 성격’을 지녔고, 그 예민함을 잘 다스려 디자인, 과학, 음악 등에서 커다란 성과를 냈음을 정신과 의사 관점에서 들려주고 있다. 3부에서는 ‘매우 예민한 정도의 평가표’ 28문항으로 독자들이 스스로 점검해보도록 하고, 매우 예민한 일반 사람 31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4부에는 자신의 예민성을 잘 조절해 실력과 능력으로 전환한 사례 9가지가 제시되어 있다.
책 곳곳에 제시된 진단표나 도표는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부록의 ‘우울증 선별도구’ 역시 독자가 자신을 판단하고 그에 맞는 조언을 새기도록 해놓았다. 
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사람마다 상황에 맞게 증상을 설명하고 그와 관련한 연구에서 객관적으로 진단할 만한 기준들을 들며 조언하는데, 그중에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해당하는 조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