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축물 건립 주민 모두 고민해야 한다

2020-09-16     조재웅 기자

신정이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군의 신규 공공건축물 조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신 의원의 5분발언을 보며 꼭 필요한 지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또 여러 사람에게 비난받겠구나’라는 염려도 들었다. 바른말 하고도 정치적 이유나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 맹목적으로 욕하는 이들이 있다는 순창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다.
신정이 의원이 먹을 욕을 나눠 먹자는 의미로 같은 맥락에서 한마디 하고 싶다. 신 의원 5분발언은 불필요한 공공건축물을 무분별하게 짓기보다 꼭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현재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공공건축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하자는 것이다.
백번 공감한다. 기자가 이 생각을 강하게 했던 사례는 면마다 짓는 체육관을 보면서다. 군은 순창읍을 제외한 각 면에 약 30~40억원을 들여 체육관을 지었거나, 짓고 있거나, 지을 계획이다. 그런데 각 면의 인구나 연령분포를 따졌을 때 면마다 체육관이 꼭 필요한 시설인지는 의문이다. 한 공무원은 근무하는 면에 체육관이 지어진 후 앞으로 운영하려면 힘들겠다고 하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사람이 없어 체육경기 할 인원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운영할지 앞이 깜깜하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사는 면에 체육관이 지어지고 얼마 후 “배드민턴을 치기 위해 갔지만 함께 칠 사람이 부족해 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과연 군은 체육관을 짓기 전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해봤을까? 신 의원 발언처럼 자기 돈으로 지으라고 했으면 그렇게 지었을까?
읍내에서 거리가 있는 면에 꼭 체육관을 지어야 한다면 권역을 묶어 2~3개의 면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체육관을 짓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고민의 흔적 없이 특정 면에 체육관이 지어지자 ‘형평성’을 주장하며 우리 면에도 지어달라는 요구에 따라 수십억원 혈세를 쏟아 부었고, 이제는 어떻게 관리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가고 있다.
공모사업 발언에 대한 부분도 공감한다. 공무원들이 흔히 말하는 것 중에 공모사업에 선정됐으니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많다. 하지만 공모사업에 참가하기 전에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인지 검토해야 한다. 선정되면 신청한 부서에는 ‘공’이 될지 모르지만 후대에는 커다란 ‘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그동안 누구도 공공건축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공론화 하지 않았다. 신정이 의원은 그것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공무원은 물론 주민들에게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당장 350억원을 들인다는 종합예술회관이나 예산이 성립된 38건 1154억원 가량의 공공건축물이 꼭 필요한 것인지, 특정 집단이 아닌 모든 주민이 판단해야 한다. 그것이 모두가 ‘참 좋은 순창’을 만드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