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엄마의 하루

소정선 시인

2021-04-14     소정선 독자

엄마의 하루

 

소정선

 

수명도 모르는 들꽃이

밭두렁에

활짝 피어 있다

 

풀 한 포기 뽑아내고

중얼거리는 푸념

손톱 끝에

끝없는 위로로 새겨진다

 

낯선 세상에서

손짓하는 바람 소리

귀기울이는 검버섯

서로 세월을 염탐하며

한 조각씩 닮아 간다

 

햇살이 길을 쓸자

고운 노을이

몸 움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