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동계중고 '구겨진 종이'

2021-07-14     장성일 기자

지난 12일 오후 동계중고등학교를 방문했다가, 1층 복도 액자에 쓰인 ‘구겨진 종이’라는 제목의 ‘시’가 눈에 들어왔다. ‘3학년 1반 김선정’ 학생이 쓴 시다.

“왜 아무도 펴보지 않고 지나쳐 버릴까”라는 시구가 가슴에 꽂혔다. ‘할 말은 많지만, 말 못 할 청소년의 고민’이 느껴졌다.

청소년 시기를 거친 어른들은 알고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며 성장하는 청소년들은 어른들과 진심으로 대화하기를 원한다는 걸.  

 

구겨진 종이

동계중고 3-1 김선정

 

마음속의 구겨진 종이가 있다.

그 종이는 원래 펴져 있었지만

상처들이 짓밟고 찢어 버려서

스스로 구겨져 버렸다.

 

누군가가 펼 수 있는데

아무도 펴보지 않는다.

내 마음 속에 구겨진 종이가 많은데

구겨진 종이가 너무 많아서 터지려 하는데

왜 아무도 펴보지 않고 지나쳐 버릴까

나도 지쳐버려서 펴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