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장]‘만원’에 울컥하고 따뜻했습니다

조은영(동계 내룡)

2021-12-01     조은영

 

(11.25) 첫눈을 기다렸는데, 오지 않기에 즐겨 입던 앞치마에 눈을 내려 보았습니다.

, 첫눈을 기다리는 걸까, 그리움 같습니다. 어릴 적에는 하얀 동굴을 만들고도 남을 만큼 많은 눈이 내렸지요. 그 시절 동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긴긴 겨울날 마실 나가신 할머니를 찾아 동네를 헤매던 추억도 그립습니다. 주름진 이마에 주근깨 낀 그을린 얼굴, 마디마디 굴곡진 손, 그 모습이 보고 싶어 울 것 같습니다.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싶습니다~~

택배를 받았습니다. 비닐봉지 안에 붉은 팥이 들어있고, 손으로 만든 작은 주머니 그 안에 풍선덩굴 씨앗이 들어있습니다. 페친님 시어머니께서 농사지은 팥을 구매하였는데, 택배 상자 안에 넣어서 보내왔네요. “어린 시절 추억, 재미, 당신과 날아가고파풍선덩굴의 꽃말이라고 합니다. 돌아오는 따뜻한 봄날, 씨앗을 심으면 어여쁜 풍선을 볼 수 있겠지요. 생각만 해도 행복해집니다.

페친은 입금한 금액보다 팥 양이 부족하다며 돈 만원까지 보내줬습니다. 맘이 울컥하고 따뜻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 유난히 첫눈이 그립습니다. #팥죽을 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