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제 기억을 찾을 수 있을까?

이경아(적성 대산)

2022-02-23     이경아

 

매 끼마다 뭘 드릴까 고민... 오늘이 보름이라 나물 몇 가지와 찰밥 해드렸는데 나물 몇 가지는 안 드신다고 치우란다. 식사 때마다 전쟁이다. 밥이 많다~반찬이 많다~ 이건 안 먹는다~등등.

남편은 엄마에게 살찌면 안 되니까 밥은 적게 먹고 반찬 많이 먹어라, 왜 이건 안 먹고 저것(고기)만 먹냐, 매끼마다 둘의 옥신각신... 그러다 엄마는 눈물 젖은 밥을 드시기도 하고...

어머님께 내가 누구냐 물어보면 병심이라고 하기도 하고 선생님이라 했다가 며느리라고 하기도 하고.. 오늘은 시누이가 교대해주러 와서 엄마~내가 누구야?” 물으니 영자?”란다. (나는 경아고 시누이 이름은 경화다.) 본인 이름도 잘 모르시고 엉뚱한 이름을 대기도 한다.

말로만 듣던 치매증상인가? 제 기억을 찾을 수 있을까? 티비에서나 보던 일들이 남의 일이 아니구나 새삼 실감하는 매일매일이다.

여수 어머님댁에서 4일간 지내고 오늘은 순창에 와서 순창 발효연구회 임원회의를 신임 회장님 유라 언니 집에서 준비한다 하셔서 가서 회의하고. 언니가 준비해 준 나물과 찰밥, 김지연 재무님이 남편도 안 먹이고 가져온 과메기, 임숙주 감사님이 읍내에서 공수해 오신 치킨 먹으며 간만에 맘 편히 먹고 웃고 여유로운 시간 보내고 집에 왔는데 남편은 피곤한지 8시 조금 넘은 시간 바로 잠듦.

며칠 동안 어머님 옆에서 자면서 새벽에 몇 번의 기저귀 갈아드리느라 제대로 잠을 못 잤으니 피곤할 만도 하다. 언제까지가 될진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내일은 강천산약수 떠다가 소금물 만들어놓고 담주에 와서 장담을 준비해놔야겠다.

낼 오후엔 또 여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