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무심한 세월-정봉애

2022-03-30     정봉애 시인

무심한 세월

 

성원 정봉애

 

 

안개 낀 앞산은

구름 속에 솟고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

이 몸도 흘러

 

즐거움도 괴로움도 겪으며

이미 낡아

운신할 수 없는 육신

 

이제는 고요 속에 묻어두고

보고픔도 그리움도 없는

 

내 영혼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발걸음도

가벼이

 

하나씩 짐 풀어 가벼운

구름인 듯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