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순창의 ‘카르텔’을 깨고 싶다

2022-08-31     조재웅 기자

요즘 골프장 관련 취재하며 생각이 많아지다 카르텔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카르텔은 기업 간의 담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현재는 혈연, 지연, 학연이나 서로 이익을 주는 관계의 사람 간의 모든 연결고리 형태 등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금산골프장 확장 관련해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지만 들은 이야기가 많다. 골프장 확장은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 예견되어 있었다고 한다. 한 군수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기자에게 내가 알기론 선거기간 ㄱ아무개 씨가 우리캠프와 상대캠프 모두 줄을 댄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 캠프 관계자가 말한 ㄱ아무개 씨는 골프장 확장 유력 브로커로 거론되고 있다. 여러 말을 종합해보면, ㄱ 씨는 군수후보 뿐 아니라 군 의원 후보들에게도 접촉했거나 시도했던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전직 공무원도 여럿 골프장 확장을 위해 앞장 선 것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나아가 지역 선·후배 관계를 이용해 유력 단체나 언론 등이 찬성에 앞장서도록 했다고도 의심받고 있다. 한 언론은 소속 기자에게 골프장 확장 반대대책위를 취재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도 전해졌다.

이런 여러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레 카르텔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것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취재하며 보고, 듣고, 배운 것과 현재의 상황 등을 보면 이 좁은 순창은 결국 카르텔로 묶여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이들이 활개 치는 지역이 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군청 산하기관이나 출자·출연기관 등의 대표자 급을 보면 전직 공무원과 전직 군 의원, 전직 조합장 등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어떻게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가장 적임자였기 때문일까? 보이지 않는 카르텔로 엮여 있지는 않을까?

선거에도 이 카르텔은 동원된다. 선거 운동하고 취직 등을 부탁한다. 실제로 전 군수의 선거 운동원부터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과 그 가족은 현재 많은 수가 군 산하기관이나 출자·출연기관에 취직해 있다. 그들을 보고 한 주민은 그들만의 리그라고 표현했다. 이것이 좁은 지역이기에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만 생각해야 할까?

최영일 군수는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 순창은 구인난이 심각하다고 했다. 일자리는 많은데 양질의 일자리만을 원하기 때문에 취직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선거 운동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결국 취직이다.

많은 이가 군에 계약직으로 들어가 무기계약직까지 되는 것이 군 단위 지역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양질의 일자리공정이라는 단어가 적용되지 않아 보인다. ‘카르텔로 묶여 누가 취직될지 예상 가능하고 그 예상을 크게 벗어나질 않는다.

카르텔을 깨지 않고는 순창의 미래는 어둡고 군민 모두가 행복한 순창이 아니라 카르텔만 행복한 순창이 될 수밖에 없다.

골프장 확장에도 이 카르텔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지만, 우려가 사실이라면 오히려 이번 기회에 그 카르텔의 일부라도 주민들에 의해 깨질 수 있기를 바란다. 눈치만 보고 망설인다면 결국 카르텔의 들러리나 먹잇감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