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기자는 현장을 취재하는 사람입니다

2022-11-02     최육상 기자

기자는 현장을 취재하는 사람입니다. 기자는 현장을 발로 뛰면서 사람을 만나고 사건이나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기자는 책상에 앉아서 기사를 쓰면 안 됩니다. 반드시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제가 <열린순창> 기자/편집국장 자격으로서 순창의 학생들에게 매번 강조하는 말입니다. 저는 지난해 1<열린순창>에서 기자/편집국장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부모님 고향 순창에 정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인연이 계기가 돼 지난해 5월 저는 순창여중 기자동아리 학생들과 미디어 리터러시(신문 같은 매체의 기사로 세상 읽기)’ 기자교육을 담당했습니다. 팔자에 없던 기자선생님 노릇을 한 것인데요.

예전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교육을 맡았던 적은 있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자교육은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기자교육을 준비하면서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줘야 할까 무척이나 고민했습니다. 여중 기자동아리 학생들과 첫 대면하면서 제가 꺼낸 말은 기자는 독자들이 궁금해할 이야기를 취재해서 대신 들려주는 사람입니다라며 기자는 그래서 현장을 찾아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사건의 진실 여부를 끝까지 들춰봐야 합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기자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저는 그동안 제가 썼던 <오마이뉴스> 기사와 <열린순창> 기사를 직접 보여주면서 취재하게 된 동기와 취재 뒷이야기를 가능한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생들은 세상을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하나씩 익혔습니다. 전문기자교육 강사는 아니었지만, 저의 진심이 통한다는 걸 학생들이 작성해 나가는 기사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여중 학생들은 지난해 12월말 스스로 기획하고 취재한 기사를 채워 여중 신문 <자갈자갈> 창간호 16면을 발행했습니다.

올해는 팔자에 없는 기자선생님 노릇이 확대되었습니다. 여중 학생들 기자 교육에 이번에는 순창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기자단 교육을 추가로 맡았습니다. 지난 5월부터 저는 매주 수·금요일에는 여중 학생들과 정규수업 종료 후 각 1시간씩, 매주 목요일에는 순창초 학생들과 정규수업 시간을 이용해 1시간 30분씩 기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진 여중 교육은 1년 간 경험해 본 적이 있기에 학생들만 바뀌었을 뿐 교육 내용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올해 두 학생 학생들과의 첫 수업에서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앞서 말한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기자는 현장을 취재하는 사람입니다. 기자는 현장을 발로 뛰면서 사람을 만나고 사건이나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기자는 책상에 앉아서 기사를 쓰면 안 됩니다. 반드시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다만,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는 조금은 다른 시각의 문제를 던졌습니다. “기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직접 쓴 <오마이뉴스> 기사와 <열린순창> 기사를 선별해 무엇을 하는 기자인지를 보여줬습니다. 역시나 핵심은 기사는 받아써서도 안 되지만, 상상으로 써서도 안 됩니다였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어른들의 시각이 아닌 13살의 맑은 눈으로 순창과 세상을 바라보도록 유도했습니다.

처음에 기자가 어떤 사람인지, 기사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던 초등학생들은 직접 몸으로 부대끼고 현장을 취재하면서 13살이 품을 수 있는 물음들을 기사로 써나갔습니다. <열린순창> 신문과 함께 나온 <모여봐요 순창초> 신문에는 어린이기자단 21명이 현장을 취재하고, 사람을 만나고, 어린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순창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실려 있습니다.

어린이기자단이 쓴 기사 중에는 잘 쓴 기사도 있고 문장이 매끄럽다고 꼭 좋은 기사가 되는 건 아니지만 문장이 거친 기사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어린이기자단이 시간과 공을 들여서 쓴 기사 하나하나, 발품을 팔아가며 찍은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노력과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어린이기자단 여러분에게 기자교육을 잘 따라와 주고 그 결과물로 멋진 기사를 써 준 데 대해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여중 학생들이 만들 <자갈자갈> 2호는 연말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군민들께서도 함께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