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산행

 

2011-12-30     조현숙 독자

이른 아침 눈길을 따라 오릅니다.
눈 덮인 금산은 앞서 오른 이 없이 적막하기만 합니다.
내딛는 걸음 하나하나가 조심스럽습니다.
산 아래 풍경을 애써 외면해가며 새하얀 산길과 내 몸짓에만 집중합니다.
가쁜 숨 토해내며 쉼 없이 팔각정에 올랐습니다.
마침내 동이 떠오릅니다.
하얀 설경과 붉은 태양이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망각과 설렘이 연분홍빛으로 가슴을 파고듭니다.
봄꽃보다 더 고운 상념입니다.
잊고 있었던 노래가사가 생각납니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
정말 오랜만에 불러보는 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