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공청회 정답 찾기

2010-07-30     이양순 기자

장맛비가 지나가 농촌의 일손이 바쁜 중에도 일상의 생업을 뒤로 하고 군정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민들의 공청회 참여도는 예상외로 높았다. 각 읍ㆍ면을 구별하여 마을 이름이 표기된 피켓까지 마련하는 등 관계 기관도 만만치 않은 준비를 한 것으로 보였다. 자원봉사단체의 친절한 안내로 배정된 좌석은 공석이 보이지 않았다. ‘2010년 군정주요사업 군민공청회 자료’를 배부 받았다. 부록으로 나누어 준 설문지에는 공청회 자료와 발표자의 설명을 참고하여 의견을 표기하고자 하는 항목에 ‘0 표’를 하여 군ㆍ읍ㆍ면 직원들에게 제출하여 줄 것을 요구했다. 공청회 안건으로 제안 된 11개 부서별 31건의 사업명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전문성을 겸비한 주민들이 심도 있게 검토해도 ‘정답’을 찾기 어려운 고난이도 문제들이었다. 각 실ㆍ과장들의 설명이 이어졌다. 빨간색, 파란색, 연필까지 동원하면서 메모를 했지만 낯선 단어, 관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문적인 명칭들이 스스로의 무능함을 탓하게 했다. 가끔 별도의 항목에서는 강 군수의 부연 설명이 있었다. 마지막 남은 하수관거사업 민원해결 방안에서는 기자도 펜을 놓고 말았다. 추진실적에 나오는 ‘분류식화 L=12Km'에서부터 결국 답답한 느낌 뿐 이었다. 공청회라고 지역민들의 의견 수렴 및 질의 시간은 배려되었다. 동계, 복흥, 순창 서로 다른 지역의 다른 목소리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11개 실ㆍ과장들은 대답이 없었다. 강 군수의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은 지역민들의 마음을 붙잡지 못했는지 공청회장은 빈자리로 채워졌다. 군정의 방향성에 열의를 가진 몇몇 지역민들의 질문은 급기야 ‘그만합시다’라는 모 공무원의 질타로 짧고도 긴 공청회가 끝이 났다. 끝내 설문지를 제출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4지 선다형도 아니요, 개별 의견을 게재할 수 있는 여백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쉽게 동그라미를 그리기에는 그 어느 것도 소홀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 우리 군민들에게는 직ㆍ간접적인 생계와도 밀접한 영향력이 있는 항목들이기에 결코 공청회의 설명만으로는 그 ‘정답’을 쉽게 표기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