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마트는 생각을 바꿔야

2013-04-18     조재웅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은 초등학교 및 유치원 정문에서 반경 300미터(특정한 경우 500m) 이내의 주통학로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교통안전시설물 및 도로부속물 설치로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공간을 확보하여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로 '스쿨존(School Zone)'이라고도 한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어린이보호구역내의 법규 위반은 더 강도 높게 처벌된다.
그렇기 때문에 농협 측은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만 내세우기보다 중앙초와 마트 앞을 연결하는 횡단보도 근처 불법주정차를 관리했어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불법주정차와는 아무 관련 없는 무단횡단방지펜스를 핑계 삼아 마트 앞 주차를 허용하라는 허황된 입장을 내놓았다.
펜스 설치로 아이들은 불편해하고 불평했을 것이다. 실제로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펜스 끝에서 길을 건너는 한 아이에게 물은 결과 “횡단보도까지 돌아서 가려니 너무 불편해요”라며 “차들도 다 여기서 돌리는데요 뭐”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농협조합장 및 마트지점장은 지난 1월 군에 3가지 건의를 했다. 펜스 제거, CCTV설치 반대, 측면 소방도로 중앙선 절취.
이 요구들 중 어느 부분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마트의 입장을 찾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횡단보도 다시 설치할 것’이라는 요구를 빼먹은 것은 아닌지. 빼먹은 것이 아니라면 펜스를 철거하고 횡단보도 없는 곳으로 만들려는 속셈이었다는 얘기다.
또 하나, 펜스 설치로 20%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하는 마트 측은 왜 객관적인 매출 증거 자료는 공개를 못하는 것인가.
펜스가 설치된 시기는 “펜스가 설치됐으니 주차를 하도록 하겠다”는 마트 측의 입장이 전해진 시기와 비슷하다. 기자는 그 말에 정이 떨어져 그 후로 하나로마트를 이용하지 않는다. 과연 펜스 설치만이 매출 감소의 이유일까.
지금 마트 측이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고객을 대상으로 CCTV설치 반대서명을 받는 것도 군에 방문해 CCTV설치를 반대하며 떼쓰는 일도 아니다.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마트 측의 생각을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납득할 만한 해결 방안을 찾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구역의 불법주정차 사진을 찍어 신고하겠다는 치졸한 행동은 다시는 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