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촛불을 들면서 언론자유도 외치자

글 : 우기철 전) 강동원 국회의원 정책비서관

2013-08-09     우기철 독자

국민 수 만명이 촛불을 들고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달아 가지고 있지만 일부 유력 언론매체에 보도되지 않는다.
지난 5월 자유와 평화를 위해 각국의 민주화 및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프리덤하우스’는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전 세계 197개국 중 64위라고 발표했다. 이는 가나(55위) 등 아프리카 다수의 국가들보다도 낮은 수치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세계 10대 교역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불명예스러운 평가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관은 언론들이 기업적 이익과 관련해 스스로 검열을 하고 있다는 주석도 달았다. ‘언론이 사주의 경제적 이익이나 입장을 고려해 왜곡내지 편파적인보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이 전국을 흔들 때 ‘살인진드기’를 각종 언론에서 다뤘다. 그런데 성추행 사건을 희석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살인진드기를 확대해 다뤘다는 근거 없는 풍문을 얼마 전 접했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나 만일까?
검찰은 정보기관의 장과 사정기관의 최고위급 간부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했다. 적지 않은 국민들은 이들이 저지른 일의 최대 수혜자가 18대 대선의 박근혜 후보라고 생각한다. 국회는 행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국정 조사 중 이지만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외치며 국민들이 촛불을 든 이유다. 하지만 일부 유력 언론매체는 이런 상황을 보도하지 않는다.
국가기관의 선거개입도 규탄해야 할 일이지만 한국의 언론 상황도 분명 문제다. 입맛에 맞는 내용만 가려 보도하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언론은 국민에게 신뢰 받을 수 없고 존재의 가치조차 없다. 촛불을 드는 국민들은 당장에 요구하는 것이 받아들여질 것이라 기대하지도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촛불 하나하나가 태산이 되고 큰 바다가 되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함께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순창에서도 용기와 정의가 있는 주민들이 촛불을 들기 시작해 오는 9일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2차 순창군촛불문화제가 열린다. 촛불을 들면서 언론자유도 함께 외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