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로 찢긴 가슴 우정으로 치유'

동계중11회 동창생 성금전달

2010-11-01     조남훈 기자

침수피해를 입은 친구를 위한 동창회의 선행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달 17일 새벽,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최강섭(47ㆍ동계 현포)씨는 빗물이 침실까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놀란 최씨가 급히 정비소로 달려 나갔지만 정비소에 있던 농기계와 각종 장비들은 이미 물에 잠겨있었다. 한 순간 밀어닥친 물 때문에 최씨는 수백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마침 이날 폭우피해를 걱정하며 직원들과 함께 피해지역을 살피던 최현규(47ㆍ동계농협 근무)씨는 섬진강과 맞닿아 있는 친구의 상태를 알아보고자 최씨의 집을 찾았다. 아직 정리조차 제대로 안된 현장을 직접 목격한 최현규씨는 친구를 도울 방법을 궁리하다 동계중 11회 동창회원들(사진)에게 이를 알리기로 했다.

친구의 피해소식을 들은 동창회원들은 최씨를 돕기 위해 작은 성금을 모으기로 했다. 그러자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도 친구와의 우정을 잊지 않은 회원들은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다며 앞 다투어 성금을 보냈고 이렇게 모은 400만원은 최현규씨를 통해 최씨에게 전달됐다.

최씨는 30년 전의 우정을 잊지 않고 기억해준 친구들의 정성에 결국 눈물을 흘렸쳤다. 그는 “그간 정비소를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는데 친구들이 나를 살렸다. 너무 고마워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감격에 젖었다. 성금 모금을 제안한 최현규씨는 “당초 인접지역에 사는 회원을 중심으로 모금활동을 하고자 했는데 동창회 연락망을 타고 전국에 퍼졌다. 30년이 지났어도 우정이 변치 않았다는 생각에 내 동창생들이 뿌듯하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동창회에서 전해준 성금 덕에 고장 난 농기계와 수리장비를 고치고 부품을 조달할 수 있었던 최씨는 “이후에 누군가 같은 일을 겪는다면 나 역시 도울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며 친구들의 우정에 고마워했다. 수해로 찢긴 가슴이 우정으로 치유되는 현장에 동계중 11회 동창생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