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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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 서동술 기상대장
  • 승인 2014.03.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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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술 남원기상대장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지만 요즘 부쩍 햇살이 따뜻해지고 옷차림이 가벼워진 것을 보며 봄이 시작되었음을 느낀다. 곳곳에서 매화 개화소식이 들려오고 3월 하순부터는 각종 봄꽃축제가 예정되어 있으니 심리적으로는 이미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맘때쯤 봄기운을 몰아내는 불청객이 종종 찾아온다. 이름 하여 꽃샘추위. 이른 봄에 꽃이 피는 것을 샘내는 듯한 추위라고 하여 꽃샘추위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봄이 되어 세력이 약화되었던 북서쪽의 찬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강해지면서 발생하는 저온현상이다. 이른 봄이 되면 겨울 동안 강력한 추위를 몰고 오던 찬 대륙고기압이 물러나고, 이 찬 기단에서 분리되어 나온 이동성고기압과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온대저기압이 3∼4일을 주기로 우리나라를 통과한다. 고기압이 통과할 때는 날씨가 맑으며 기온이 올라가고, 저기압이 통과할 때는 봄비가 내려 식물은 싹이 트고 꽃봉오리를 맺는다. 이렇게 봄이 무르익어 갈 무렵 가끔 대륙고기압이 강해져 상층 대기의 흐름이 남북으로 크게 발달하면 찬 기운이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갑자기 매서운 추위가 찾아올 때가 있다.
이런 꽃샘추위는 봄꽃의 개화시기를 늦추고 농작물에 피해를 입힌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꽃샘추위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2013년에는 4월 상순 후반부터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에 자주 유입되어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낮은 평균 최저기온을 기록하여 개화기였던 배, 복숭아 등에 냉해 피해가 발생하였다. 2011년 3월~4월에는 평년에 비해 찬 대륙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까지 확장하여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낮은 평균 최저기온을 기록하였으며 과수농가에서는 저온으로 인한 냉해를 입었고 작물 수확 시기가 지연됨에 따라 생산비용이 상승하였으며 어민들은 제철어종의 어획량 감소로 소득이 줄어드는 피해를 입었다.
또한 꽃샘추위는 한파의 강도가 겨울만큼 강하지 않더라도 한동안 따뜻했다가 갑자기 추워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춥게 느껴질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도 불편을 초래한다. 가벼운 봄옷을 꺼내 입기 시작하였는데 갑자기 찾아오는 추위에 겨울 외투를 다시 꺼내기가 부담스럽다면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신선한 제철 과일과 채소로 면역력을 높이고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여 건강하게 봄을 맞아야 할 것이다. 특히 기온변화가 큰 시기에는 감기와 같은 환절기 질환에 노출되기 쉬우니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하게 씻고 배즙, 생강차, 대추차등을 섭취하는 것이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번 봄철 전반에는 포근한 날이 많겠으나,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시베리아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하여 일시적으로 발달하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니 기상정보에 유의하여 갑작스러운 기온변화에도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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