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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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구준회 객원기자
  • 승인 2024.04.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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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농부들을 만나다④] “순창 농촌생활학교 접하고 순창에 정착, ‘건강한 음식’ 만들어요”

<열린순창>과 순창친환경연합영농조합법인은 순창 농부들을 만나다특집기획을 연재합니다.

 

우리는 매일 음식을 먹고 그것을 에너지원으로 살아간다.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취미활동도 한다. 좋은 음식은 나를 좋게 만들고, 나쁜 음식은 나를 아프게 만든다.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는 말이 그 뜻일 것이다.

식약동원이라는 말도 있다. ‘음식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라는 뜻이다. 그만큼 음식은 사람의 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음식의 원료가 되는 농산물은 어떠한가? 산업화 시대에는 대량생산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생산하느냐와 어디서 왔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순창에서 건강한 방식으로 생산된 농산물로 만든 건강한 밥상을 만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자신이 농사지은 농산물 또는 이웃들의 농산물을 이용하여 담은 장과 양념으로 음식을 요리하면서 예약제 식당 토닥토닥을 운영하는 이경아 농부를 만났다.

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연한 계기로 2014년도에 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운영하던 농촌생활학교(4주 합숙교육 과정)에 참여하면서부터 순창에 오게 되었어요. 과정을 수료하고 순창이 너무 좋아서 다음 기수 교육생들의 식사를 해주면서 순창에 머물게 되었어요. 그리고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진행했던 발효학교 강사로 참여했어요.

순창에 오게 된 것도 전통음식, 발효음식에 관심이 많아서였는데, 마침 그 시기 건강장수연구소, 농업기술센터, 발효미생물진흥원 등에서 전국의 유명한 발효 선생님들을 모셔와 교육을 해줘서 전통 누룩, 식초, 장류 등 많이 배웠어요. 순창에 오기 전에는 전국에서 음식으로 유명한 곳을 찾아다니며 일하고 음식을 배웠어요. 순창에 오기 직전에는 정읍의 힐링푸드센터라는 곳에서 보조강사로 일하며 전통음식을 배우기도 했어요. 당시 서울에서 진행하는 슬로푸드 행사에 참여했는데, 전국귀농운동본부를 만나고 순창 농촌생활학교를 알게 되었지요.”

 

음식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있으셨나요?

원래 제 고향은 신안 비금도에요. 부모님은 제가 중학교 때 안양으로 직장을 구해 떠나셨어요. 언니는 중학교 졸업 후 봉제공장에 취업했고, 제가 동생들 셋을 데리고 있으면서 집안 살림을 도맡아 했었죠. 2년 정도 있다가 동생들은 서울로 전학이 되었는데 저만 전학이 안 되어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학교 앞에서 자취를 했어요. 그 시절 친구들이 제가 하는 음식을 좋아했어요. 자취하던 친구들과 모여서 밥을 먹던 적이 많았는데 어떤 친구들은 저를 엄마라고 부르기도 했어요(웃음). 제 어머니가 장은 물론 술도 직접 빚으시고, 전통음식을 잘 하셨어요. 어머니의 영향도 컸던 것 같아요

특별히 장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던 건, 엄마가 저 스무 살 때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던 날 비가 엄청 내렸거든요. 제 꿈에 나타나셔서는 항아리 뚜껑을 덮으라는 거예요. 저는 생전 항아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저에게 장 담그는 비법을 물려주려고 그랬나 봐요.”

이경아 농부가 담은 장을 보여주고 있다.

 

음식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요?

요즘 음식은 너무 자극적이에요. 그런 음식을 먹으면 속이 쓰리고 건강을 해치죠. 저는 나와 내 가족이 먹기에 속이 편한 음식이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음식을 만드는데 기본은 천연양념이고요. 제가 장을 직접 만드는 이유예요. 된장, 간장, 식초 같은 기본양념에 충실해야 음식의 맛도 나올 수 있어요. 잠깐 일했던 식당에서 매일 밥을 먹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속이 굉장히 좋지 않았어요. 메뉴 중 한 가지가 회 초무침이었는데,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이 식초 대신 빙초산을 쓰는 걸 우연히 봤어요. 속이 좋을 수가 없죠.

일반 식당에서는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가 힘들죠. 가격이 맞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부분은 개선되어야 하지만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제가 좋은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제 딸이 어렸을 때 아토피가 굉장히 심했어요. 그 시기에 직장에 다녔었는데 시간이 없어 컵라면으로 때우고 잦은 회식 등으로 바깥에서 먹는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아이에게 좋은 것을 줄 수가 없었다는 게 큰 후회로 남았어요. 그래서 더욱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지난 일들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네요.”

버섯을 살피고 있는 이경아 농부

 

토닥토닥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려요

“‘토닥토닥은 바쁜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가족이나 친구의 토닥임에서 힘을 얻는 것처럼 집밥먹고 힘내서 살아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집밥에는 건강함이 있잖아요? 음식이 건강하려면 재료가 건강해야 해요. 저는 가급적 제초제, 살충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우리 땅에서 자란 토종 농산물을 이용하려고 해요. 그리고 제가 담은 자연 발효 양념을 사용해요. 물론 저도 농사를 짓고 있는데요. 화학비료, 농약, 비닐을 사용하지 않아서 볼품은 없지만, 건강한 농산물입니다.

오늘 반찬 재료로 사용한 두릅은 적성에서 농사지으시는 최우영님의 것이고요. 무는 구림의 오은미님이 주신 거예요. 쪽파는 동계에서 전일환님이 키우신 것이고, 시래기는 금과의 강병식님, 적성의 윤정하님 것이고, 말린 묵은 촌시장’(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리는 지역 주민들의 작은 시장)에서 구입한 거예요. 음식을 준비할 때마다 힘들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혼자 운영하다 보니 지칠 때가 있는데 맛있게 먹는 이웃들의 표정을 보면 힘이 납니다. 어느덧 토닥토닥을 운영한 지 7개월이 되어가다 보니 이제는 주변에서 남는 농산물이나 제철에 나오는 농산물이 있으면 식재료로 사용하라고 연락을 주셔서 감사한 날들이 늘어갑니다.”

우리 땅을 가꾸고 있는 이경아 농부

 

자신만의 농사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얼마 전에 감자를 파종했고요. 작년에 심어놓은 마늘과 대파가 자라고 있어요. 올해는 쌈채소와 허브종류를 더 파종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화학비료, 제초제, 살충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퇴비도 만들어서 씁니다. 오줌액비도 만들고 있고 음식물 찌꺼기나 부산물을 EM(유용미생물), 깻묵, 미강, 왕겨, 술지게미 등에 섞어서 발효시켜 사용해요. 원목으로 표고버섯도 키우고 있고요. 제 밭에는 먹을 것 천지예요. , 머위, 달래는 물론이고 우리 몸에 좋은 풀들이 아주 많아요. 무릇나물도 그 중 하나이죠.

간혹 고라니와 족제비들에게 농사지은 것들을 뺏기는 일도 있지만 그래도 이웃 간에 나눠 먹는다 생각하고 속상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풀과 미생물, 곤충, 동물들이 어우러져 잘 살아가는 세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순창씨앗모임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순창에서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씨앗을 지키기 위해 회원들이 채종포를 운영하고 모종을 키워 지역주민들에게 나누는 활동도 함께 하고 있고 올해는 한 학교의 토종텃밭 선생님으로 일년 농사를 함께 하기로 해서 어깨가 좀 무겁지만 즐거운 맘으로 함께 해보려구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신활력플러스사업단의 액션그룹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지역의 못난이농산물을 제값 주고 매입하여 음식으로 만들어 잉여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민들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하는 일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더불어서 제가 갖고 있는 발효나 전통음식에 대한 비법을 전할 수 있는 체험교육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반찬을 만들어 팔기도 했었고, 지금은 식당만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발효교육에 더 시간을 할애하고 싶어요. 작년에 한차례 진행해 봤는데 참여하시는 분들의 만족도도 높았고 저도 너무 좋았어요. 어떤 형태로든 좋은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는 일은 계속 하고 싶어요.”

왼쪽부터, 오징어파전(쪽파 동계산), 무나물&속박지(무 구림산), 두릅숙회(두릅 적성산), 시래기된장국(시래기 금과산·된장 적성산), 잡곡밥(쌀 적성산), 김치(배추·고춧가루 동계·적성산)

 

이경아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토닥토닥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밥상공동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의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후원하고, 경아씨는 요리를 하고, 그 음식을 먹는 지역 주민들은 건강을 챙기고. ‘토닥토닥에는 유난히 혼자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곳에 가면 항상 친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손님이 없더라도 경아씨가 그들의 친구이다. 하지만 운영의 어려움도 분명 있다. 혼자서 식재료를 준비하고 요리를 하는 일은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1명이 더 투여될 수 있는 수익까지 창출되지는 않는다.

음식을 통해 치유 받는 이 밥상공동체가 지속가능하도록 우리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순창읍 창림문화마을 내에 위치한 토닥토닥은 매주 화·목 예약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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