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흑색선거 퇴출은 유권자의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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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흑색선거 퇴출은 유권자의 힘으로
  • 우기홍 기자
  • 승인 2014.04.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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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홍 전북도민일보 제2사회부장

행정의 달인으로 꼽히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네거티브 전략이 난무한 선거를 치른 적이 있다. 그는 지난해 <중앙일보>에 ‘고건의 공인 50년’이란 제목으로 회고록 성격의 연재물을 통해 흑색선거의 일면을 밝혔다. 1998년 서울시장 선거 때 이야기다.
이 연재물에 따르면 당시 그는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 서울시장 후보였다. 그때 정치상황은 국민회의도, 야당인 한나라당도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총력전을 펼쳤다. 여소야대 상황이었고 대선을 치른 지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기였다. 대선에서 패한 한나라당으로서는 더 이상은 물러설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때 네거티브 선거가 등장한 것. 당시 상대 후보가 ‘고건의 7대 불가사의’를 들고 나왔다. 정책이 아닌 이 내용을 신문 광고에 집중적으로 실었다. 핵심은 고건 후보의 병역 문제였다. 병역 문제에 아무런 하자가 없던 그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란 점을 설명하고 시정 구상을 유권자에게 소개하려는 노력을 계속했다고 한다. 선거일이 가까워져 올수록 네거티브 선거는 심해졌다. 하지만, 고건 후보는 선거일인 6월4일 상대 후보와 무려 33만표 차이로 승리해 제31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정책선거가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확실하게 누른 한판 승부였다.
오는 6월4일 열리는 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흑색선거, 즉 네거티브(negative) 선거가 순창에서도 예상된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특히 흑색선거는 군수선거에서 활개를 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표적 후보는 각 언론사 등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여 독주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번 선거에 나설 현 군수 주변이 될 확률이 높다.
순창에서 흑색선거가 예상된다는 판단의 배경은 이렇다. 먼저, 세간과 언론 등에서 조카로 소개되는 ‘에이’씨와 ‘비’씨와의 법률적 다툼이 벌써 선거꾼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에이’씨는 군수와 11촌 사이로 알려졌다. 하지만, ‘에이’씨와 ‘비’씨의 다툼은 지극히 개인 대 개인의 사적인 일이다. 또 현재 법률적 다툼이 시작됐을 뿐이다. 아직은 시시비비가 명확하게 가려지지도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지역에선 “11촌까지 가계도를 따지면 모든 국민이 친척 아닌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따라서 인사개입이나 이권청탁 등 군정과 관련해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은 물론, 군수와 같은 지역에 거주하지도 않은 먼 친척의 사적인 다툼이 선거를 눈앞에 두고 유포되는 게 흑색선거의 조짐으로 정치권은 본다.
참고로 전임 정부 때 청와대에서 대통령 친인척 관리팀이 맡은 범위는 대통령의 8촌 이내 친족과 외가 쪽의 6촌 이내, 영부인 쪽 6촌 이내였다.
또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순창군지부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지난달 24일께부터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신공격성 글과 댓글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다행히 게시판 관리자의 직권 삭제에 이어 개인적 비방 글 게시 사유로 블라인드 처리된 후 현재는 잠정폐쇄된 상태다. 전공노 순창군지부 측의 이런 처리는 애초 게시판 운영의 취지를 살리는 것은 물론 공정선거를 위한 올바른 판단이라는 게 지역 대다수의 여론이다.
흑색선거는 상대방의 공약에 대한 근거 있는 비판이 아니라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이다. 또 상대 후보의 주변 인물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선거전략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처럼 ‘아니면 말고’ 식 흠집 내기는 피해를 본 후보에게는 간접적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
선거는 정책 대결과 정정당당한 후보 검증을 통해 치러져야 한다. 당선을 위해서는 물불 안 가리는 상대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식의 네거티브 선거는 없어져야 한다.
특히 흑색선거도 불사하며 당선이란 열매 거두기에 혈안이 된 후보는 반드시 유권자의 심판으로 퇴출당해야 한다. 선거에 임하는 후보의 자세와 전략을 보면 그 사람의 품성과 됨됨이를 알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후보가 당선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면 우리 사회는 암울했던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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