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쓰레기도 챙기세요” 하고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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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쓰레기도 챙기세요” 하고 말해주세요
  • 김귀영 독자(하죽)
  • 승인 2014.04.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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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영 (55ㆍ풍산 하죽)

참 살 맛 나는 계절이다. 논갈이에 바쁘고 나락 싹 틔우랴 정신없는 시간들이지만 활짝 핀 꽃들에 잠시 쉴 수 있고, 오지게 재미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4월은 나에게 ‘선물’이다.
씨알 좋은 붕어를 낚는 손맛은 일 년 내 고생해 번 돈맛보다 짜릿하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잠시 짬이 날 때면 어김없이 강가를 찾는 이유다.
이렇게 언제나 낚시를 갈 때면 행복했던 내가 요즘은 낚시를 갈 때마다 욕쟁이가 된다. 스트레스를 풀러 가는 강가와 저수지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오는 것이다. 원인은 바로 생각 없는 낚시꾼들 때문이다. 낚시의 기본 예의를 모르는 그들은 자기가 그 곳에 왔다 갔다는 흔적을 꼭 남긴다. 그것도 ‘더러운 인간이 왔다갔음’하고 말이다.
요사이 인근의 저수지로 낚시를 갔을 때의 일이다. 기분 좋게 차에서 의자를 내리고 낚싯대와 장비가 든 가방을 내려 자리를 물색하는데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지며 욕이 나왔다.
“하이튼간, 이러니 낚시꾼들이 싸잡아 욕을 먹지.”
낚시를 하러 온 나조차 화가 날 정도로 강가에 지렁이통, 떡밥 봉지, 라면봉지, 나무젓가락 등 쓰레기들이 버려져있었다. 누가 봐도 낚시꾼이 버린 것들. 동네 주민들이 보면 뭐라고 할까 하는 생각에 함께 간 딸에게 쓰레기를 좀 주우라고 시켰다. 아빠가 한 것도 아닌데 뭐하러 줍느냐고 구시렁대는 딸에게 “다른 사람들이 보면 내가 어질러놓고 간 줄 안다. 누가 치워도 치워야 하니 구시렁대지 말고 주워봐”하고 다그쳤다.
군내에서 활동하는 낚시 동호회들은 대회를 치를 때마다 항상 쓰레기를 챙기도록 하고 봉지를 하나씩 나눠주며 쓰레기를 담아오도록 하고 있다. 낚시를 좋아하는 주변의 선ㆍ후배들도 개인적으로 낚시를 하더라도 내 고향 내 고장에 쓰레기를 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은 하지 않는데 가만히 보니 외지에서 놀러 와 낚시를 하는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놓고 그냥 가버리는 것 같다.
낚시도 깨끗한 환경 속에서 해야 흥이 나고 맛이 난다. 더 이상 낚시 동호인들이 강가를 더럽히는 쓰레기 불법투기의 주범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앞으로는 서로가 ‘손맛 보았느냐’는 인사와 함께 ‘쓰레기도 챙기자’고 독려해보자. “잡은 붕어 챙기드끼 쓰레기도 챙겨가씨요”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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