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순 씨, 문학공간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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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순 씨, 문학공간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 남융희 기자
  • 승인 2014.05.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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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순창군지부(지부장 장교철) 회원인 최경순(적성 지북) 씨가 최근 월간 ‘문학공간’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최 작가의 ‘접촉사고가 있던 날’과 ‘행복한 기증’ 등 2편의 작품이 월간 ‘문학공간’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지난 2010년 ‘문학21’을 통해 시인으로 문단에 등단한 그는 이제 수필가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며 왕성한 작품 세계를 독자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산과 강에 혼자 외롭게 의존해 살면서 하루에 한 시간은 반드시 성찰하며 살고 있다”고 밝힌 최 작가는 “봄비 내리는 날 생명의 태동 소리가 들리듯 등단의 소식은 새로운 탄생 소식으로 가슴 벅차 눈물이 난다”며 “귀하고 값비싼 선물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대신 했다.
작품을 심사한 박덕은ㆍ안도섭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수필은 가장 솔직한 글이며 자기성찰 또한 직접적으로 이끌어 내어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어 오늘에 있어 가장 선호하는 문학 장르가 되었다”며 “최 작가의 작품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구성력이나 문장력이 간결하여 돋보이며, 작품속의 위트는 읽는 재미를 더하고, 따뜻한 인간애는 감동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시인과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 작가는 적성면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으며, 순창군실버센터에서 돌봄요양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신인상 수상작 '행복한 기증'

오늘따라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차가 갈 수 없으니 걸어서 케어를 하려고 가는 중이이다. 다행히 이웃 마을이라 사색하면서 걸어가니 갈 만했다.
저 눈 속 같은 세상 살아내기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나만 보면 주님 곁으로 가야 할 때가 언제 오는가 똑같은 말씀을 하문하신다. 간절히 원하는 눈물 주르륵 흘러내린다. 나는 늘 말없이 왜소한 몸을 안아 다독이며 위로해 드리지만 너무나 가여워 꼭 다시 한 번 안아드린다.
이00 할머니.
96세 어르신, 한 쪽 눈은 보이지 않고 보이는 눈조차 손으로 치켜세워야 겨우 보이는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두 살 아래인 남편에게 첫날밤 소박맞고 지금까지 혼자 살아온 셈이다. 친정이 괜찮게 살아서 논 몇 마지기 준다는 조건으로 결혼을 했으나 여인으로서 가장 행복해야 할 첫날밤 남편이 도망을 갔다.
자존심과 부끄러움에 당장 죽고 싶었으나 죽지도 못하는 그 심정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고 하신다.
논마지기 탈 욕심으로 시부모님들이 남편을 달래고 달래서 술까지 먹이고 한방에 들여보낸 것이 평생에 딱 하룻밤 그것이 아들이 생겨 그나마 그 낙으로 살았다. 남편은 멸시와 구박을 밥 먹듯 했다. 아내를 무슨 벌레 보듯이 하며 못된 짓만 골라 하더니 결국 빨갱이가 되어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남편은 국군이 적성면에 가득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도 총을 가지고 적성면에 갔다가 28살 나이에 국군에게 총받이가 되어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의 멸시와 장애자의 몸으로 어린 아들과 동냥질하면서 사는 인생을 어찌 말로 다 하겠는가. 아들은 조금 크자 객지로 떠돌며 일을 했지만 배운 것이 없고 밑천이 없으니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심지어는 멍텅구리 고깃배까지 탔다.
열심히 살다보니 여자가 생겨 결혼해 아들과 딸을 두고 행복하게 살다가 아내마저 바람이 나서 이혼 후 또다시 혼자 떠돌다가 늙고 병든 몸으로 갈 곳이 없어 몇 년 전 그렇게 싫었던 어머니 곁으로 돌아와 지금은 효도랍시고 우리 어머니, 어머니 하신다.
아들은 불규칙한 생활이 몸에 배어서 술에 젖어 있는 날이 많아서 어르신은 지금도 마음고생이 고통이 되고 있다.
나는 케어를 가는 날이 아니어도 국과 반찬 몇 가지 해다 드리며 자주 방문을 했다. 내가 쓴 시와 수필이 담긴 책도 주면서 제발 술 좀 적게 먹고 어머니를 생각하라고 늘 다그쳤다.
내 말에 설득력이 있었는지 이젠 일용직 일자리를 나가 돈을 조금씩 벌기도 하고 어머니께서 받는 수급자 돈과 합하여 그 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나와 성이 같은 최가인 아들은 어느 날.
“동생이 쓴 수필을 읽고 감동했어, 나도 동생처럼 장기 기증할거야. 어떻게 하면 돼 나 좀 도와줘”한다.
사실 나는 20년 전에 충북 음성꽃동네 천사마을에 장기를 기증했고 나머지 내 몸도 기증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곳을 후원하고 있다. 장기를 기증했다는 수필은 17년 전에 쓴 것이다. 지금은 꽃동네에서 장기와 시체 기증을 받지 않아서 서울 사랑의 운동본부에 소개를 했다. 어느 날 아들은 장기를 기증했다는 증명서를 보여줬다. 2013년 8월 1일 자로 발급받았다. 아들은 기쁜 마음으로 그 증명서를 보물처럼 간직하며 가지고 다닌다. 신체도 전북대학교 의대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남들의 눈에는 이 두 모자가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네 눈에는 한없이 가련하고 마음만은 깨끗한 영혼들이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가진 것을 다 내려놓으니 누가 무어라 해도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깨끗한 영혼일 것이다.
부디 하느님께서 부르실 때까지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길 두 손 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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