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 촛불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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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촛불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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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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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순창천주교회 주임신부 현장발언

국민 한사람을 지키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 당신이...
300명이 죽어가고 있는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우리 모두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안타까운 사고로 인하여 목숨을 잃은 세월호의 희생자들이 평화의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접하고 난 뒤 온 나라가 안타까움과 슬픔에 잠겨 있다가 지금은 그것이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실종자 중에 구조한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다는게 너무나도 안타깝고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참사를 겪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사고는 어느 한 개인 회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 전체에 걸친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고가 난 뒤 3일후에 배를 타고 어디를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사고 직후라서 정확하게 인원파악도 하고 자동차도 잘 묶어두고 짐도 잘 관리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배를 탔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게 인원 파악하는 사람도 없었고, 자동차를 잘 고정시키는 사람도 없었고 짐을 잘 관리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저 배에다 사람과 자동차만 잔뜩 실고 출항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구나. 3일전에 배 사고가 나서 어린 학생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배를 운항하는 사람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저 해오던 대로 아무런 안전조치도 없이 배를 운항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전체에 걸친 부조리와 부도덕, 안전 불감증, 돈벌이에만 급급해 하고 생명과 안전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심각한 병에 걸려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의 생명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안전 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세월호를 만들어 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을 쫓아가는 어른들의 탐욕이 어린 학생들을 차가운 물속에 수장하고 말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선진화, 합리화, 규제개혁, 경제발전…. 이러한 이름으로 교묘하게 포장한 죽음의 문화, 돈의 문화가 사람을 살리는 쪽 보다는 기업에게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몰아간 결과 세월호라는 비극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기업의 돈벌이를 위해 오래된 배를 사오게 되고, 기업의 돈벌이를 위해서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생으로 직원들을 채우고, 기업의 돈벌이를 위해 무리하게 운영한 결과 세월호라는 죽음의 괴물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며칠 전 도올 김용옥 선생은 이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하여 “국민들이여! 더 이상 애도만 하지 말라! 의기소침하여 경건한 몸가짐에만 머물지 말라! 국민들이여! 분노하라! 거리로 뛰쳐나와라! 정의로운 발언을 서슴지 말라! 박근혜여! 그대가 진실로 이 시대의 민족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하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박근혜가 진도 현장에 내려와서 ‘즉시’ ‘신속’ ‘최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력구조’ ‘일이 안되면 옷을 벗기겠습니다’ 라는 말을 쏟아 내놓고 떠났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루어 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구조하러 출동하려는 사람들을 향하여 높은 사람이 와서 기념사진 찍고 격려해야 하니까 기다리라고 하는 일들이 벌어 진 것입니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고에 대처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안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휘하는 사람도 없고, 사과하는 사람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생명을 구하려고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저 자기 다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 자기 돈벌이에 급급해 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언론을 장악하여 진실을 외면하고 국민들의 귀와 눈을 멀게 하고 있습니다.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진실을 숨기기에 급급해 합니다.

 

지금부터 10년전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4년 6월 22일 이라크에서 김선일씨 피살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그 당시 박근혜 의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을 못 지켜낸 노무현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며 난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바로 그 말 당신 박근혜의 입으로 한 그 말을 지키도록 하십시오. 당신 자신의 입으로 10년 전에 한 그 말을 지키지 않은 당신은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 한사람을 지키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300명을 지키지 못한 당신은 도대체 이 나라에 무엇이라는 말입니까? 300명이 죽어가고 있는 동안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다는 말입니까? 우리 모두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묻고 싶습니다. 박근혜 당신은 이 나라의 대통령입니까? 당신이 할 줄 아는 게 도대체 무엇입니까? 당신의 수첩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피 눈물을 흘리라고 써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까? 돈과 사람은 얼마든지 대줄테니까 우선 당장 저 사람들부터 구출하라고 수첩에 써 주는 사람이 없다는 말입니까? 실종자 중에서 단 한명도 구조 하지 못한 당신을 우리 국민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300명을 지켜주지 못한 당신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당신을 향하여 모든 국민들이 슬퍼하고 있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우리의 나라를 당신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우리 국민을 당신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우리의 목숨을 당신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우리의 아이들을 당신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박근혜 당신이 정녕 이 나라의 진정한 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국민들과 희생자들 유가족들 앞에 무릎을 꿇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눈물어린 호소를 하기 바랍니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고통을 겪었으면 합니다. 그저 지금의 소나기만 피하고 지나가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들, 권력과 돈에 눈먼 정치인들과 기업들을 청산하고 진정으로 사람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참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직장에서 짤릴 걱정 없이 일 할 수 있는 세상, 어린 아이들이 마음 놓고 편안하게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길 원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모여서 행동하는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세상을 떠난 모든 영혼들이 평화의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유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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