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수’
상태바
[기고] ‘백수’
  • 김귀영 독자
  • 승인 2014.08.22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 김귀영(순창읍 민속) 전 초등학교 교사

몇 년전 8월 말일자로  퇴직을 했으니 이제 며칠 후면 벌써 백수 3년차가 되어간다.
옛날에는 백수건달이라 하여 못된 놈 취급을 당하여 조롱거리였으나, 요즈음에는 청년 백수부터 비정규직으로 이 곳 저 곳을 전전긍긍하며 반 백수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나 같은 퇴직 백수도 많으니 백수생활이 대수롭지 않은 듯하다.
하여튼 하루 놀고 하루 쉬면서 백수의 기본인 삼식(三食)이 생활을 잘 지키고, 아침에는 늦잠이요 낮에는 낮잠에 밤에는 밤잠까지 잘 자는데 웬 종합검진이란 말인가?
하기야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옛 말씀도 있기는 하다.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곳도 많고 딱히 할 일이 없어도 굉장히 바쁜 것도 같은 것이 백수생활이다. 어떤 날은 꼭두새벽에 서울까지 갔다가 밤늦게 돌아오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아침에는 전주로 오후에는 광주로 정신없이 보내기도하고 또는 살아갈수록 얽히고설키며 어쩔 수 없이 치러야할 체면의식이란 것은 무엇인지… <살면 살수록> 한치 앞도 모르고 사는 것이 인생살이 아닌가…
그럴 때면 텔레비전 엠비엔(MBN) 프로의 ‘자연인’이 부럽기도 하다.
얼마 전 잘 아는 모 형님께서 갑작스럽게 쓰러져 돌아가셨던 일에 충격을 받은 듯 집사람이 대학병원에 건강검진 예약을 해 놓는 바람에 대장, 소장, 위장은 물론이고 심장, 뇌 혈관질환까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오랜 시간을 걸려 한바탕 소동이 났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주지육림(酒池肉林)의 불규칙하고 무분별한 백수생활의 결과가 그대로 나왔다. 이미 혈압은 120에 80을 넘어 고혈압 전 단계에 진입하였고, 침묵의 살인자라는 동맥혈관의 경화도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으니 술과 고기를 끊어야하며, 간 기능 상 지오티(GOT)며 지지티(GGT)가 상승되어 있으니 얼마 후 재검을 하라는 주치의 선생님의 엄중한 경고가 있었다. 조심은 해야 하지!!
젊은 날의 청운의 푸른 꿈을, 계획된 삶속에서 의연히 풀어나가는 자 몇이나 되리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 모두가 삶 따로, 사람 따로, 운명 따로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다.
애욕과 영광, 분노도 잠시 순간이며 지나가리니 집착하거나 괴로워하지 말자.
이번에 방한하신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말씀이다.
방탄차를 거절하시며 한국에서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며 쏘울(SOUL)을 타고 나타나신 교황님!!
“이 나이에 더 이룰 것도 없다. 모든 것은 신만이 아신다”라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