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꽃에게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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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꽃에게 길을 묻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0.11.1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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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저

 

 

꽃이 만발한 가을이다.

강천산 상사화도, 서암골 코스모스도 때가 되니 서로 꽃봉오리 터뜨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저마다 사진기 하나 씩 들고 가족과, 연인과 꽃구경 가는 이 때, 하나 챙겨야 할 책 한권을 소개한다.

- 배롱나무 백일홍은 사실 백 일 동안 여일하게 피어 있는 것은 아니다. 피고 지기를 백 일 동안 반복하다보니 배롱나무는 백 일 동안 붉어 보일 따름이다.

꽃을 생명의 원천으로 여기지는 않지만 꽃의 성장과정은 ‘역경’으로 압축된다. 또한 맨 땅을 헤집고 올라와 꽃을 피우니 벌들이 날아와 꿀을 가져가는 대신 수분을 도와줘서 열매를 맺는다. 나눔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장이다. 사람들이 꽃을 찾는 이유는 위로를 받고 싶어서 일거라 지레 짐작하면도 이 같은 나눔에 감탄하며 추측이 점점 확신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 “꽃들에게서 위로를 받았다” 지난 계절 비록 땅 속에서 내내 어둡고 고통스러웠으나 이제 괜찮다. 다 괜찮다고 -

사람도 개인마다 사연이 있듯이 꽃도 한 송이 마다 각각의 사연이 있을 거라 여기고 그만큼의 농축된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시인의 감수성을 빌려 꽃을 설명한 저자 조용호 씨는 그래서 꽃에게 빚을 졌단다. 전국을 누비며 꽃구경한 그 시간만큼의 사연, 느낌을 고스란히 녹여낸 것은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 행위였다고.

본디 책이란 것은 사람의 구미에 맞지 않으면 어지간한 노력 없이는 때가 타지 않지만 가을이 가기 전에 꽃구경 해보자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참고서가 되어줄 것이다.

책에 나온 장소를 일부러 가는 것보다도, 지천에서 마주하는 작은 들꽃에 시선을 멈춰주는 것이 꽃에 대한 최상의 예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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