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 농소마을 ‘쌍룡골 왕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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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 농소마을 ‘쌍룡골 왕무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4.12.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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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최고위층 ‘덧널무덤’, 학술 문화적 가치 높아 ‘기대’… 머리카락ㆍ치아ㆍ턱뼈도 출토

 

▲적성 농소마을의 '쌍룡골 왕무덤'이 발굴조사 결과 '덧널무덤'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려시대 최고위층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적성 운림리 농소마을에서 발견된 ‘쌍룡골 왕무덤’(농소고분)이 학술적ㆍ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마을 주민 및 관계자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농소고분 현장에서 열린 농소고분 발굴조사 결과 발표 설명회에는 마을 주민 및 문화재에 관심 있는 주민과 문화재청 관계자 및 군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조사결과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설명회를 진행한 문화재청 국립나주연구소 전용호 연구사는 “조사를 하기 전 외형적으로는 중앙부분이 볼록 튀어나와 있어 가야고분이나 백제와 관련된 유적이 아닐까 했는데 조사를 해보니 인위적으로 쌓은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그 위에 무덤이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며 “농소마을의 ‘쌍룡골 왕무덤’은 고려시대 덧널무덤(묘실을 나무로 만든 무덤)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굴조사에서는 청동합ㆍ청동반ㆍ청동수저 등이 벽면을 파내어 만든 벽감에서 발견됐으며, 특히 동쪽 벽감에서 출토된 청동반에 머리카락을 뭉친 다발이 가지런히 담겨 눈길을 끈다”며 “나무 널 안에서 두개골 일부가 수습되었고, 턱뼈와 치아도 발견됐다. 나무 널의 바깥에는 칠을 하고 원형의 테두리를 그린 다음 그 안에 성분조사 결과 금가루로 쓰인 범자(梵字,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스트어를 적는 데 쓰였던 브라흐미 문자)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사는 “출토 유물과 무덤의 형태 등 여러 정황으로 보아 무덤의 주인공은 고려 시대 최고위 계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누구의 무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으로 인골 등 출토 유물에 관한 분석을 통해 무덤 주인공의 실체를 밝혀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술적이나 문화적으로 볼 때 호남지역에서는 제대로 격식을 갖춘 고려시대 무덤이 처음 발견됐다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 그리고 관이 범자로 화려하게 장식돼있기 때문에 불교 연구나 불교의 장례 의례를 연구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자료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소고분과 함께 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던 ‘쌍룡사지 터’는 토지소유주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아직 조사를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열린 보고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농소고분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농소 고분은 그동안 농소마을 일대 주민들 사이에서는 왕릉, 왕족, 왕씨 무덤 등 추측이 분분했으나 그동안 실체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발굴 현장 및 이날 설명회를 지켜본 최훈 농소마을 이장은 “처음 발굴을 할 때 마을 사람들도 잠을 못자고 새벽 3시에 나와서 기대를 갖고 지켜봤다. 나도 정신이 없었다.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발굴이 돼서 다행이다”며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다. 쌍룡사지 터도 곧 해결될 기미가 보여 내년 4월경에는 조사가 가능할 것 같다. 왕 무덤과 쌍룡사지는 연관이 있다. 왕 무덤도 비문이 써져 있는 돌이 묻혀있을 것으로 예상돼 발굴이 진행되면 누구의 무덤인지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은 중간 보고회로 보면 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화재청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농소고분 봉토는 길이 5.8미터(m), 너비 4.04미터의 장방형으로 조성되었으나, 현재는 모두 깎아서 평평하게 만들어진 상태이다. 봉토의 가장자리에 놓인 병풍석만 남아 있다. 병풍석 내에는 너비 약 2미터의 토광(널빤지를 깔지 않고 흙바닥 그대로 둔 광)이 3단으로 단을 두고 파여 있으며, 전체 깊이는 3미터에 이른다. 이 토광의 맨 아랫단에 길이 2.1미터 너비 0.85미터의 나무 널(목관)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나무덧널(목곽)이 이중의 관곽(시체를 넣는 속 널과 겉 널을 아우르는 말) 형태로 확인됐다. 

 

 

▲청동반에 머리카락을 뭉친 다발이 놓여 있다. ▲나무 널 바깥에 금가루로 쓰인 범자가 보인다. ▲벽감에서 발견된 청동합과 청동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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