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생활 꿈꾸는 청년들이 모였다”
상태바
“시골생활 꿈꾸는 청년들이 모였다”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5.03.10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농귀촌지원센터 2015 청년귀농학교

“시골 생활 9년차. 서울에 가고 싶었던 딱 두 가지 이유는 너무 추워서, 그리고 지네가 싫어서였다. 그 두 가지를 빼고선 아직까지 시골생활이 힘든 게 없다”는 적성 시목마을 백철 이장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청년들. 시골생활을 꿈꾸는 20~40대 청년들이 순창에 모였다.(사진)
전국귀농운동본부 순창군귀농귀촌지원센터(소장 이수형)에서 ‘청년귀농, 어떻게 먹고 살지?’라는 주제로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4박 5일 동안 2015 청년귀농학교를 개최했다. 20대부터 40대까지의 예비 귀농귀촌 청년 13명이 참석한 이번 교육은 마을 정착을 꿈꾸는 예비 귀농청년들의 생존을 돕는 사회적 경제 사례를 소개하고 귀농 선배들의 성공ㆍ실패 사례를 통한 귀농 실천 계획을 구체화하는 시간이 되었다.
‘귀농청년의 사회적 경제 이해’,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사업’, ‘농사하며 건축하는 동네목수들’, ‘지역민과 착한 공동체회사 해보기’, ‘청년 자급농사! 해보자’, ‘농촌을 기획하는 청년 상상력’, ‘순창에서 일하는 귀농청년’, ‘적정기술로 마을에 자리 잡기’, ‘마을 사무장 할 만 하나?’ 등 하승우(옥천귀농 자치와공생 대표), 조성근(장수군귀농귀촌인협의회), 이연진(홍성 얼렁뚝딱 생태건축협동조합), 권혁범(영광 여민동락 공동체), 변현단(<소박한미래> 저자), 전충훈(<농촌의 역습> 기획), 구준회ㆍ방성진(순창 귀농청년), 문영규(곡성 항꾸네 적정기술협동조합), 송종대(체험마을 사무장), 백철ㆍ김석균ㆍ홍순기ㆍ백동선(순창 귀농 선배) 강사들이 닷새 동안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5일 저녁 7시부터 시작한 ‘청년 귀농을 환영하는 순창 귀농선배들’ 강의 시간에는 둥그렇게 둘러앉아 격의 없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수형 소장은 “강사, 스텝들이 수강생보다 더 많다. 그만큼 시골에서는 청년들이 중요하다”고 웃으며 “오늘 이야기해주실 분들은 한 분이 두 세 시간 동안 이야기해도 모자랄 분들”이라며 네 명의 귀농 선배를 소개했다.
먼저 김석균 흙건축연구소살림 대표는 “놀기 위해 놀다보니 노는 게 재미없더라. 그제야 일을 하다 틈틈이 놀아야 재미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대학생들 엠티 가듯이 시골에 와서 살아보고 재미없으면 다시 도시로 가면 된다. 남들 눈 생각하지 말고 재미있게 살며 시골이 몸에 배어들 수 있게 자주 왕래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서 벽난로, 구들 전문가 백동선 귀농선배는 “4년 동안 맨 땅에 헤딩 하듯 시골 생활을 시작했다. 첫해 겨울, 살을 에는 추위를 경험했다. 난방비가 300만원이 나오더라”면서 “영원히 안 들어올 도시가스, 감당 안 되는 난방비를 직접 겪으며 시골집 난방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귀농 9년차에 마을 이장까지 맡아 성공적인 귀농생활을 하고 있는 백철 귀농선배는 “여러분의 귀농, 어디까지 와 있는지 궁금하다”며 “다분히 시골생활보다는 ‘농사’에 집중했으면 한다. 마을에 뿌리를 먼저 내리고 주민들과 가까워지는 것이 귀농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귀농선배 홍순기 씨는 “차 농사를 지으려면 오염되지 않은 환경이 기본이기에 시골에서도 골짜기, 동떨어져 있는 마을을 찾다보니 적성 도왕마을까지 들어가게 됐다”면서 “다른 건 몰라도 시골이 아이들 교육 혜택은 풍부하다. 우리 아이도 적성초 병설유치원에서 나비골프, 승마 등 다양한 교육을 무료로 받고 있다”고 시골학교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밤늦은 시간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자리를 1층으로 옮겨 두부김치를 곁들인 ‘구림막걸리’ 한 잔을 주고받으니 강사와 수강생이었던 이들 사이는 어느새 “형님, 동생”이 되어 있었다.
이날 남편 김태진(37) 씨와 함께 갓난아이를 데리고 귀농학교에 참가한 김경현(32ㆍ대구 수성구) 씨는 “남원 산내에 귀농을 결정하고 남편과 함께 교육을 들으러 왔다. 농사를 짓고 산다는 것, 지역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귀농에 대해 조금은 감이 오는 것 같다. 또 직접 귀농해서 살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면서 “아이와 같이 교육 듣는 것을 이해해주신 수강생분들,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영진(28ㆍ충남 천안) 씨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 아버지가 귀농을 계획하고 있어서 함께 교육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시기에 신청했는데 나이 제한으로 정작 오고 싶어 하던 아버지는 못 오시고 저만 왔다”는 참석 배경을 전하며 “오늘 강사님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보니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만족감을 느끼며 사시는 걸 보니 너무 ‘돈, 돈’하고 산 건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