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76년 세월…‘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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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76년 세월…‘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
  • 양귀중 정주기자
  • 승인 2015.03.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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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한옥에 새 생명 불어넣은 ‘홍대빵’ 홍성순 씨

 

①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당. ②아기자기한 장식품들. ③옛 모습을 간직한 대문과 간판. ④나무 마루에 앉으면 햇살을 한 몸에 받는다. ⑤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텔레비전. ⑥센스있는 명함꽂이. ⑦차 한 잔의 여유를.

 

홍차가 생각나는 한옥집
아기자기한 벽화가 눈길을 끌고 옛 추억이 떠오르는 옛날식 간판을 따라 가만히 발걸음을 내딛다보면 어느새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다. ‘삐익~ 삐그덕’ 대문 열고 들어서려다 문 옆에 걸린 거울 앞에서 머리 한 번 가다듬게 되고 설레는 맘으로 들어서니 고물로도 보기 힘든 옛날 텔레비전과 전화기들이 한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평소엔 마시지도 않던 홍차가 생각나는 곳, 편하게 손이 가는 책들과 책에 기대어 있는 통기타를 살짝 퉁겨보게 되는 곳, 아기자기한 물건들과 챙그랑, 챙그랑 풍경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는 곳, 햇살 가득한 앞마당에 필 꽃들이 기다려지는 이곳은 읍내 순화리(옥천로). 76년의 세월이 담긴 한옥 게스트하우스 ‘금산여관’이다.

76년 세월을 그대로 담아
‘게스트하우스’란 ‘손님의 집’이란 뜻으로 여행자용 숙소다. 저렴한 요금과 간단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숙박시설을 말한다. 쓰레기와 먼지가 가득했던 76년 된 낡은 한옥을 게스트하우스로 탈바꿈한 홍성순(48) 씨는 “오랜 시간동안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아 다 쓰러져 가는 폐가였던 집을 수리해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곳저곳 뜯어 고치고 여러 군데 수리를 했지만 언뜻 보기엔 아주 오래 전부터 그대로 있었던 것처럼 옛날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낡고 녹슨 대문과 울타리, 오래된 텔레비전과 전화기, 담쟁이넝쿨들이 옛 모습을 간직한 그대로다.
처음 이 한옥은 ‘지체 높으신(?) 분’이 사셨다고 하는데 그 후 40년 동안은 ‘금산여관’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현 순창군의회 이기자 의장의 어머니인 윤노순(84ㆍ순창읍 양지길) 어르신이 ‘적성여관’을 인수해 개명한 것. 80여년 가까운 세월을 품은 금산여관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반가움이 더한다.

 

▲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 홍대빵 홍성순 씨.

자목련 핀 앞마당에 반해
홍 씨가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지난 1월. 집 마당 중앙에 피어있는 자목련에 반해 이곳을 선택했다고 한다. 홍 씨는 “어린 시절 고향집 마당에도 자목련이 한그루 있었는데 옥천동 당산나무에서 가게를 했던 어머니는 물건 살 돈이 없자 나무를 팔아 자금을 마련하셨다. 어머니는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그 나무를 팔 때 다짐했다. 훗날 집을 지으면 마당에 자목련을 심어 어머니께 보이고 자랑하겠다고”라며 자목련에 담긴 이야기를 전했다.
20여 년 동안 백화점에서 아동복과 아웃도어 의류 매장을 경영해 연봉 1억 이상의 잘 나가는 사업가였던 홍 씨는 “도시를 떠나 한적한 산골 어디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고 싶었다. 그렇게 8년을 헤매다 이곳을 발견했다. 고향인 순창으로 돌아오기를 결심하고 5개월 동안 집수리를 시작했다”면서 “처음부터 한옥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예전 가옥의 미를 살리려니 오히려 신축에 준하는 비용이 들었다”고 말했다.

 

순창 여행하는 모든 이의 집
직접 여행을 다니며 게스트하우스 준비를 했다는 홍 씨는 “백화점에 근무하면서도 틈만 나면 여행을 했다. 15개국 정도를 다녔는데 그때 만난 소중한 인연과 다양한 경험들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면서 “여행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제 ‘여행자의 집’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금산여관. 홍성순 씨는 “나 혼자만의 전유물이 아닌 함께 나눌 수 있는 집”이라고 금산여관을 정의했다. 손수 수놓은 이불과 커튼, 낡고 낡은 의자도 버리지 않고 고쳐 마당 한편에 놓고 손님들이 쉬어가도록 한 것이 벌써 입소문을 타고 여행자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순창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한국방송(KBS) 프로그램 ‘체인지업 도시탈출’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76년 된 전통한옥 ‘금산여관’과 순창의 맛ㆍ멋ㆍ미를 소개하기도 했다.

“누구나 언제나 환영합니다”
홍성순 씨는 “읍내가 살아나야 순창 관광도 살아난다. 지역에 있는 소중한 옛것을 없애지 말고 보존하면서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옛것을 소중히 하는 그녀의 마음을 반증하듯 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는 침대방은 1개 뿐, 6개의 방은 옛날식 온돌방이다. 뜨끈뜨끈한 온돌방은 광목이불이 준비되어 있고, 방마다 화장실이 별도로 있어 게스트하우스이지만 가족이 함께 머무를 수 있다. 마루가 있는 방 가운데 응접실에서 따로, 또 같이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따뜻한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여유도 준비되어 있다.
1인 숙박비는 3만원. 예약문의는 063-653-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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