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활엽수림 ‘회문산 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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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활엽수림 ‘회문산 휴양림’
  • 임양호 편집인
  • 승인 2015.03.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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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행 끝자락 … 휴양시설 ‘만원’

매서운 한파를 이겨낸 회문산 활엽수들이 새봄맞이 단장을 하듯 푸릇한 몸짓을 시작했다. 겨우내 움츠렸던 풀과 나무들이 연두색 새잎을 내밀며 새봄맞이에 한창이다. 아직 회문산 정상에 남 잔설도 이번 주를 지내면 볼 수 없을 것 같다. 봄기운이 완연해진 회문산 휴양림 속 ‘숲속의 집’에서 하루 밤을 지내고 회문산 정상을 등반하는 추억을 갖는 건 어떨까?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추천하는 회문산 자연휴양림은 ‘오선위기혈’이 있는 명당이며, 항일의병ㆍ동학농민운동ㆍ빨치산 등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저물어가는 겨울, 신비함과 전설을 가득 품은 회문산 자연휴양림에서 심신을 재충전”하며 새봄을 맞이하는 휴식을 제안해 본다. <편집자>

구림면 안정리에 위치한 회문산은 해발 837m로 순창군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순창군과 임실ㆍ정읍군이 만나는 곳에 있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기암 바위와 울창한 활엽수림이 잘 어우러진 휴양림과 1993년 개장한 후 최근 개ㆍ보수를 마친 숲속의 집(숙박시설)도 있다.
회문산은 봉우리와 골짜기가 많고 서쪽을 제외한 삼면이 섬진강 지류로 둘러싸인 보기 드문 오지이자 천혜의 요새다. 이러한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역사적으로 많은 사연을 품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의적들의 근거지였고 구한말에는 면암 최익현, 돈헌 임병찬, 양윤숙 의병장 등 무장 항일투사들이 은둔하여 유격전을 벌이기도 하였다. 천주교 박해 당시 김대건 신부의 일족들이 멸문지화를 피해 찾아들었던 곳이다. 증산교와 청학동 도연으로 불리고 있는 갱정유도(更定儒道)의 발상지가 이 산의 금강암이다. 모악산을 어머니 산으로 회문산을 아버지 산으로 삼고 있는 증산교 도인들이 자주 찾는 산이다. 예로부터 이 산에는 다섯 선인이 바둑을 두는 형상인 오선위기(五仙圍基)의 명당 터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한국의 5대 명당’으로 불려 암반 위에까지 묘지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옛날 백룡이라는 산적 두목이 무리들을 이끌고 이곳에 웅거했다고 전해진 산봉우리에는 그들이 살았다는 굴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전쟁 때는 남과 북의 비극적인 대립의 현장이었다. 분단과 이념 대립으로 점철된 근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산. 한국전쟁 당시 조선노동당 전북도당이 자리를 잡아 남부군 유격대 사령부가 있었다. 700여명 빨치산들이 오랫동안 저항한 곳으로 알려져 소설 ‘남부군’(작가 이태)의 배경이 되었던 뼈아픈 역사를 간직한 이 산은 구국의 땅이자 동족상잔의 비극을 지닌 땅이다. 그때 빨치산 간부의 훈련장이었던 곳에 체력단련장이 들어서 옛 흔적은 찾을 수 없다.

□ 회문봉 산행
산행은 자연휴양림 입구인 안정리 안심마을에서 시작된다. 휴양림 매표소에서 조금 올라가면 좌우측으로 성벽처럼 석축이 쌓여있는 사이로 들어서게 되는데 노령문이다. 노령문은 의병활동의 역사적 의미와 교육적 효과를 살리기 위해 세웠다. 노령문을 지나 우측으로 오르면 출렁다리가 나온다. 길이 30m에 이르는 구름다리 중간에 서서 보면 구룡폭포가 물을 내뿜고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등산로와 숲속 산책로가 뻗어 있는데 여기서 부터가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이다. 좌측으로 오르면 육각 전망대가 있다.
휴양림 관리사무소를 지나 5분가량 오르면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마주앉아 산세와 조선 개국을 논했다는 무학바위가 있다. 삼림욕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능선이 시작되는 안부에 닿는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약 1시간 거리. 회문산은 계곡이 많아 험준한 산이지만 등산하기는 그리 힘들지 않다. 등산로에 진입하면 급경사는 아니지만 참나무 낙엽들이 가득 쌓인 푹신푹신한 흙길이 한동안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접어든다. 20여분 깊은 계곡 산길을 오르면 사방댐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우측 삼연봉 400미터, 좌측 회문봉 1.7 킬로미터’ 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참나무 낙엽이 쌓여 푹신해진 가파르지 않은 능선 길을 따라 오르면 ‘서어나무 갈림길 이정표’가 보인다. 이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회문봉이고 좌측은 역사관 가는 길이다. 여기서 작은 봉우리 3개를 오르내린 다음 약간 경사 길, 약 300 미터를 오르면 장군봉 삼거리가 나온다. 이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장군봉이고 좌측으로 급경사 돌 더미 사이로 약 600여 미터 오르면 정상(회문봉)이다.

회문산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투구봉(장군봉, 780미터) 동쪽 산줄기에는 천마봉과 깃대봉, 남서쪽으로 뻗은 산줄기를 따라 크고 작은 암석 군으로 형성된 돌곶ㆍ시루바위, 남동쪽으로 뻗은 산줄기를 따라 천마봉ㆍ깃대봉(775m)으로 이어진다. 맑은 날 정상에 서면 시야가 확 트여 참 좋다. 쌍치 국사봉을 넘어 옥정호와 모악산이 보인다. 군립공원 강천산, 국립공원 정읍 내장산도 보인다. 남쪽으로는 무등산, 멀리 동쪽으로는 지리산이 보인다.
개국ㆍ의적ㆍ의병ㆍ종교ㆍ명당 등 다양한 유래와 사연이 담긴 회문산 정상을 내려서면 등산로 우측으로 우뚝 솟은 ‘천근월굴(天根月窟)’이 새겨진 바위가 있다. “음양이 한가로이 왕래하여 소우주인 육체가 모두 봄이 되어 안전하게 한다”는 뜻이란다. 그 바위 뒤로 더 들어가면 낮은 굴이 있다. 천근월굴 바위를 지나 내려오면 ‘작은지붕’이다. 이곳 사람들이 말하는 ‘작은지붕’은 산봉우리 같지는 않고 마치 초가지붕 위를 오르내리게 하듯 대리석으로 둘레 석을 깎아 세우고 한쪽은 잔디 대신 돌로 봉을 만든 묘지 형상처럼 보인다. 작은지붕 바로 옆에는 ‘여근목’이라는 신기한 소나무가 있다. ‘두 다리를 벌리고 누워있는 듯’한 두 갈레의 소나무다. 이 여근목은 빨치산 토벌 때 회문산 전체가 불에 휩싸였으나 살아남은 ‘영험한 나무’로 전해져온다. 이곳을 지나 한참을 내려오면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 인근에 주차장이 있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있다. 주차장 바로 밑에는 야영장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 임도를 따라 하산하면 계곡 물놀이장, 숲속의 집을 지나 역사관에 도착한다. 역사관에서 회문산의 유래 등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회문산 하산길은 천마봉을 거쳐 임실 회문리로 내려오거나, 북릉을 타고 백여리로 내려오는 길, 또 남서쪽 마을인 죽림마을로 내려오는 계곡 길도 있다.

□ 만일사
만일사는 고추장의 발원지로 유명한 곳이다. 무학대사가 이성계를 위해 만일 동안 기도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회문산은 진안 마이산, 임실 성수산과 함께 태조 이성계의 3대 기도처로 전해지고 있다. 만일사에는 순창고추장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성계가 무학대사를 찾아 만일사를 찾아와 여기에서 순창고추장 맛을 보고 임금이 된 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순창고추장을 진상토록 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고추가 임진왜란 이후 들어온 기록 등이 있어 설득력이 약했으나 만일사에 있던 비석 해독을 통해 만일사가 백제 때 창건되었고 고려 말에 무학대사가 중건했음이 밝혀졌다. 무학대사가 만일사에 거처했다는 것은 이성계의 방문 가능성과 함께 고추장 이야기도 힘을 얻게 된다. 막연했던 ‘고추장 전설’이 실감나는 ‘고추장 유래’가 된 것. 순창군은 순창고추장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2012년 만일사에 ‘순창고추장 시원지 전시관’을 열었다.

□ 자연휴양림
1993년 조성된 휴양림에는 역사관, 곤충 표본전시실, 숲 해설 및 목공예 체험교실 등이 있다. 4개 코스 7.4 킬로미터(km) 등산로와 1.5 킬로미터 산책로가 개설되어 있다. 3헥타르(ha) 규모의 비목공원, 캠프파이어장, 방갈로 등도 있다. 산행을 하면서 다양한 현장학습 체험이 가능하다. 휴양림은 옛 빨치산 간부 훈련장인 노령학원이 있었던 회문산 중턱에 87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자연 조림된 신갈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등 참나무 류가 대부분을 이룬다. 단풍나무, 산벚나무, 철쭉, 진달래, 으름나무, 붉나무 등도 분포되어 있다. 봄에는 화려한 산야초 꽃이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아름답다. 다양한 활엽수종은 여름에는 우거진 녹음을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산야초 꽃이 만발케 한다. 숙박시설은 숲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을 비롯한 야영장이 갖춰져 있다. 숲속의 집은 9평형 2동, 13평형 3동, 14평형 3동이 있다. 산림문화휴양관에는 4평형 2동, 15평형 4동이 있다. 이밖에 단체 탐방객들을 위한 숲속 수련장도 있다. 가족ㆍ친구ㆍ연인과 함께 사시사철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회문산내 볼거리로 “회문산 제1경 회문산역사관, 회문산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제2경 비목공원과 위령탑, 한국전쟁과 빨치산 토벌 당시의 희생자들을 기리고 평화를 기원한다. 제3경 천근월굴, 회문산 정상아래 김석곤이 새겼다는 글씨. 제4경 구름다리, 아홉 구비를 돌아 시원스레 떨어지는 구룡폭포를 관망할 수 있는 곳. 제5경 야생화 군락지, 멸종위기인 한국 자생화 남방바람꽃. 제6경 노령문, 회문산으로 통하는 관문. 제7경 여근목과 연리지, 기이한 형상의 나무. 제8경 곤충표본전시실, 회문산 곤충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을 선정 발표했다.

□ 회문산 오는 길
전주에서 국도 27호선을 따라
전주에서 회문산 입구까지는 30분 남짓 걸린다. 2012년 1월, 27번국도 운암-순창 4차선 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한결 편하고 빨라졌다. 전주 평화동 - 운암대교 - 임실 강진 - 덕치를 지나 일중리, 회문 나들목에 회문산 자연휴양림 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약 3km 정도 진행하면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하면 구림면, 안정마을 입구로 우회전해 약 2km 정도 달리면 휴양림 매표소가 있다.

남원이나 광주에서 순창읍 거쳐
남원이나 광주에서 88고속도로를 따라 순창읍에 도착해서 국도 27호선을 따라 전주방향으로 약 20킬로미터 달려 임실군 덕치면 일중리 회문 나들목에 도착해 위와 같이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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