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키우는 ‘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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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키우는 ‘숲 해설가’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5.05.06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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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산 이야기꾼 양경준ㆍ양병완 씨

▲강천산 이야기꾼 양경준(왼쪽), 양병완(오른쪽) 숲 해설가가 푸르른 여름을 준비한 강천산에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양병완 해설가의 오른팔 위에는 반려다람쥐 '해피'가 올라가 있다.

물에 닿을 듯 가지를 늘어뜨린 단풍이 푸르다. 나무가 내어준 그늘 틈에 끼어 잠시 물 흐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 강천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숲을 이야기하는 그들을 만났다.
숲 해설가 양경준(70)ㆍ양병완(67) 씨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강천을 찾는 관광객들의 숲 해설 예약이 계속 되기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강천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강천산’의 숨은 이야기들과 숲이 인간에게 미치는 역할, 숲의 중요성, 그리고 맨발로 걷는 강천산 산책로에서 발 건강과 관련한 이야기까지 숲 해설가들을 통해 듣고 있다.
지난 목요일, 용인에서 온 학생들을 맞이한 해설가들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며 숲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양병완 해설가는 “여러분, 참 예쁘죠? 이곳이 병풍폭포예요. 너무너무 예쁜 폭포인데 아쉽지만 인공폭포예요. 여러분들한테만 몰래 알려주는 거예요”라며 재미난 해설로 관심을 끌었다. 이어 양경준 해설가가 “여기 이곳이 사진을 찍으면 가장 예쁘고 멋지게 잘 나오는 곳이예요”라고 알려주자 학생들은 너도나도 그 자리를 맡으려 엉덩이를 들이미는 통에 폭포 앞은 잠시나마 웃음꽃이 피었다. 
곧이어 나타난 모레로 된 맨발산책로에서는 ‘웰빙산책로’라 소개하며 발 건강에 좋은 맨발 걷기를 추천했다. 산에 오르는 중간 중간에 비탈에 난 꽃 이름은 무엇인지, 세로토닌이 무엇인지 등 퀴즈를 맞히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임채은(용인고 1년) 양은 “산에는 여러 번 가 봤지만 이렇게 숲 해설가가 설명을 해주는 것은 처음 봤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맨발로 산 오르며 듣는 숲의 이로움
반려다람쥐 ‘해피’ 만날 수 있어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구장군폭포까지 오르는 길. 다람쥐를 따라 달리고 갑자기 나타난 뱀 한 마리에 우르르 몰려들어 바라보다 두 개의 나무가 하나의 몸으로 붙어 공생하는 ‘연리지’ 나무를 발견한 아이들, 곧바로 해설이 곁들여진다.
“저기 저 나무들 보이죠? 연리지예요. 나무끼리 가까이 있어 부딪히면 스파크(전기)가 일어서 타 죽고 말아요. 그런데 저 두 나무는 서로 죽지 말고 상생을 택했죠. 그래서 두 개의 나무가 하나의 몸으로 이어서 다시 탄생한 거예요. 신기하죠?”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다혜(용인고 1년) 양은 “강천산의 나무들도 좋고, 공기도 깨끗하고 예쁜 연산홍도 좋다. 숲 해설이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들을 알게 되고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된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진희(용인고 1년) 양은 “숲에서 다람쥐를 정말 많이 봤다. 구장군폭포도 정말 예뻤다. 확실히 해설을 들으면서 걸으니 더 기억에 남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여유와 웃음이 가득한 두 해설가도 유명하지만 요즘은 다람쥐 ‘해피’가 더 유명하다. 양병완 해설가가 서울에서 분양받아 키우기 시작한 40일 된 다람쥐 ‘해피’는 강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조, 해바라기씨, 땅콩, 아몬드, 빵 등을 좋아하는 해피는 어린 아기처럼 품속에 파고들거나 몸에 딱 달라붙어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산이 좋아 산에서 일하는 그들, 양경준 해설가는 “숲 해설가는 지식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대화를 중개하는 역할”이라며 “숲은 만생물의 터전이요, 큰 병원이며 산소장이다. 강천산에 오셔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전국 유일의 힐링 산책로 맨발 체험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병완 해설가는 “산에 왔다 가면서 이온, 산소의 중요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생소하지만 즐거워하며 잘 받아들여주는 관광객들과 함께 숲을 걸으면 나도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강천산 숲 해설 신청은 군청 산림축산과 산림경영담당 전화 063-650-1911 로 문의하거나 숲 해설가(양경준 010-4561-8141, 양병완 010-3682-2675)에게 직접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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