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신선바위 똥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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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신선바위 똥바위
  • 황호숙 지도사
  • 승인 2015.06.24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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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호숙 책놀이ㆍ그림책 지도사
김하늬 작, 권문희 그림

 

곡성군 동악산 ‘신선바위’에 얽힌 이야기 소재 그림책
어른들의 지혜, 그 시절 이야기 …요즘 아이들과 소통

 

<신선바위 똥바위>는 가뭄이 들어 어려웠던 시기를 넉넉한 웃음과 푸짐한 재치로 이겨냈던 옛사람들의 이야기랍니다. 인근 곡성군 동악산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김하늬작가가 '신선바위 똥바위' 라는 글을 쓰고 권문희 선생님의 표정이 살아있는 그림이 덧붙여져 읽는 내내 웃음이 비질비질 밀고 나오게 하지요.

그 옛적, 신선님은 할 일이 많았어. 안개비 여우비도 내리고 꽃바람 소슬바람도 일으키고 가랑눈, 함박눈도 뿌리고 가끔 무서운 태풍과 폭풍도 부르며 널리 세상일을 돌보았지. 일이 끝나면 신선님은 바위에 내려와 놀았어. 전라도 땅에 있는 신선바위야.

그런데 어느 해 큰 가뭄이 들자 사람들은 속닥속닥 수군수군 일을 꾸미기 시작했지요.

 

에구구, 우리 신선님은 뭣 허실꺼나?”
“비를 안 내려주고 뭣 허실꺼나?”
“아무래도 신선바위에 올라가 봐야 쓰겄지라?”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고 엄마들은 배불리 먹고 놀았어요.
꽁보리밥을 비벼서 쓱쓱 뚝딱! 옥수수를 삶아서 아귀아귀 쩝쩝!
고구마를 구워서 호호 냠냠! 그러곤 배를 탕탕 두드리고 방귀를 뿡뿡 뀌면서 꾸욱! 참았지.

똥싸지 마씨요 잉!

몇 날이 지나 사람들이 신선바위에 상을 차려 놓고 절을 하며 빌었지요.

 

 

엄마들이 신선바위에
상을 차리고 절을 했어.
“신선님, 신선님!
코가 있으면 이 음식 냄새 맡으시고
입이 있으면 이 맛난 밤 묵으시고
귀가 있으면 이 말씀 들으시고
눈이 있으면 저 들판 굽어보시어
농사 지을 단비를
허벌나게 뿌려 줍시요잉!”

 

한바탕 신선 바위에서 시끄럽게 논 다음 남자들은 내려가고 엄마들과 아이들이 엉덩이를 내놓고 똥을 쌌지요. ‘싸씨요 잉!’ 허는 소리와 함께

쫀득쫀득 찰똥!
물렁물렁 물찌똥!
뾰족뾰족 고드름 똥!
동글동글 알똥!
똥중의 똥 똥자루!
떡 벌어졌다 활개똥!
잘도 쌌다 무더기 똥

황당해버린 신선님들의 노한 표정에 큭큭큭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뿔이 솟을 정도로 속 터져 하고, 울고 거품 물고 쓰러지는 신선님들이 그 다음에 어찌했을까요? 후후후

가난한 옛 사람들이 꾀를 내어 만들어 낸 기우제라 정감이 갑니다. 요새 같은 날에 읽으면 안성맞춤이지요. 아이들은 똥 이야기면 무조건 좋아합니다. 가뭄에 관한 속담 알아오기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께 옛날 어려웠던 시절을 극복했던 이야기 알아오기 등을 하면 좋지 않을까요. 전라도 사투리 알아보기도 재밌습니다. 그림책 맨 마지막에 있는 아이들의 노래는 ‘뿌지직 뽕’인데 웃어가면서 바로 따라 합니다.

뿌지직뽕 뿌지직뽕 뿌지지지직!
신선바위 올라가서 똥 싸요 똥 싸요 똥!
어떡할거나,
신선님들은 황당했겠네,
옛날 옛날 간날 가뭄이 들면
동네방네 사람들 모두모여서
신선님들 바둑 두며 놀던
바위로 찾아올라가
뿌지직뽕 뿌지직뽕
똥을 쌌대요. 냄새났겠네.
도저히 참지 못한 신선님들이
비를 주룩 주룩 주룩
주르르륵 주르르륵
씻어 내렸대.
뿌지직뽕 뿌지직뽕 뿌지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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