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나들목, 의견 접근 없이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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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나들목, 의견 접근 없이 ‘개통’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5.07.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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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교차로 보다 기존도로 연결 문제 있다

 

▲김용준 시기마을 이장이 회전교차로의 3차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도공, “2차로가 정상 … 구례는 사고 많아”
주민, “50년 앞 봐라” … 회전 3차로 강조

 

88고속도로 나들목 초입에 설치한 회전교차로는 당분간 2차로로 운용된다. 회전교차로의 차선확대를 요구했던 주민과 현행대로 해야 한다는 한국도로공사 측의 갈등은 해결책없이 도로공사의 의도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회전교차로의 폭과 차선에 관한 보도(2015. 7. 1일치 <열린순창> 253호 3면)이후 지난 10일, 주민과 공사 관계자들이 다시 회전교차로 주변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도로공사 측은 주민들이 요구했던 몇 가지 안에 대한 검토 내용을 발표했다.
안전시설물 설치요구와 관련해 도로공사는 4곳에 차선규제봉을 설치하고 8개소에 도로 표지병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전교차로 주변에 가로등 조명을 설치하고 속도규제 표지판도 설치해 통과 차량의 안전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경시설물에 대해서는 높이 3미터(m) 크기의 이팝나무를 심고 화산석과 잔디로 마무리할 것으로 전했다. 가장 쟁점이 됐던 부분은 주민들의 차로 수 변경 요구다. 도로공사는 이 부분은 국토교통부 지침에도 맞지 않고 사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현행 2차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공사 측이 근거로 든 국토교통부 지침에 의하면 차로 수는 편도 2차로 이하로 해야 하고 회전부 설계속도는 시속 20킬로미터(km)나 30킬로미터 이내로 설계하도록 되어있다. 내접원 지름은 61~65미터 유지해야 하고 회전차로 폭은 11.5~11미터로 규정했다. 이렇게 설계된 회전교차로는 1일 3만2000대의 차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돼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순창나들목의 접속부는 이 기준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 주민들이 예로 든 구례군청 앞 회전교차로처럼 3차로로 차로를 변경하는 등의 수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재철(산이건설 교통기술사) 박사는 “현재의 회전교차로에 가장 많은 차량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명절을 가정해 모의실험을 해본 결과에서도 흐름이 원활한 것으로 나왔다. 세미 트레일러도 회전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교차로라고 보면 된다. 오히려 구례의 회전교차로는 차로 폭이 좁아 트레일러가 두 개 차선을 먹고 회전하는 모습도 있다. 사고도 많이 난다. 2차로보다 3차로가 안전상 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구례군청 앞 회전교차로는 국토교통부 지침이 만들어지기 전에 생겨 지침을 적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3차로 변경을 굽히지 않고 있다. 3차로로 해야만 더 안전하고 늘어나는 교통량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준 시기마을 이장은 “실제로 현장을 봤을 때는 다르다. 2차선으로 20년 갈 것을 3차선으로 해주고 50년 이후에도 문제없도록 하면 좋잖나. 구례는 안전상 문제도 없고 갓길도 있다”고 말했다. 강인형 전 군수도 “여러분이 하는 일을 차원을 넘게 봐라. 지침이 그러하다고 주민의견을 무시하면 안 된다. 여기 사람들은 공사가 끝나고도 계속 살아갈 사람들이다”며 재차 수정을 요구했다.
이처럼 회전교차로 차로 수를 두고 주민과 도로공사 측의 입장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도로공사는 일단 추석 명절까지 교통량 추이를 보고 검토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강동원(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88고속도로 공사가 마무리 되면 수정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 고속도로 공사에 관한 추경예산으로 600억원이 예정돼있으니 수정할 곳은 빨리 요구해야 한다. 추석 때까지 일단은 기다리겠다. 도로공사 측도 수정을 해주려는 의지가 있다”고 결정을 유보했다. 다만 강 의원은 군에서 요구해 설치한 것으로 알려진 회전교차로 한복판의 대형 국기봉에 대해 “대형 소나무를 두면 미관상으로 훨씬 좋다”며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형 국기봉의 변경에 대해서는 주민들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천주공아파트 쪽 도로와 풍산면에서 보건의료원 앞으로 나오는 도로의 접속지점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어 선형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도로공사가 제시한 대로 추진될 경우 차량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편도 2차로인 양 도로의 접속지점이 사선 형태로 되어있어 운전자들이 사각이 크고 주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도로공사의 도로계획도면을 본 한 주민은 “풍산방면에서 들어와 중앙대로로 진입하는 차량과 주공아파트 쪽 도로에서 회전교차로로 진입하려는 차량은 교차할 수밖에 없다. 이 때 사각지대가 나오기 때문에 사고가 날 확률이 높다. 두 길이 미리 만나지 않고 풍산 쪽 도로를 곧장 회전교차로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주공 쪽 도로도 바로 회전교차로에 연결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지난 7일 개통 예정이었던 고속도로 나들목은 주민들의 민원과 공사상의 미비로 인해 개통이 연기됐다가 지난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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