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아 행복하게 살아라” 강천산 새집달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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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아 행복하게 살아라” 강천산 새집달기 체험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5.07.21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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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센터 주관 … 100여명 참석

▲강천산에서 열린 청소년센터 주관 새집달기 체험에 참가한 아이들이 개성 넘치는 새집을 자랑하고 있다. 직접 그림을 그리고 새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 외부를 꾸민 모습.

체구 작은 박새ㆍ멧새ㆍ곤줄박이  ‘보금자리’
엄마ㆍ아빠 함께 오붓한 시간 자연 소중함도

시원한 그늘,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 폭포수 쏟아지는 소리에 무더위를 날리는 강천산에 또 하나 구경거리가 생겼다. 산책로 주변 나무에 간간히 매달려있는 새집이 그것이다. 이제 막 달아 놓은 새집에 곧 산새들이 입주해 꽤 요란한 화음을 낼 것이다.
강천산 산책로 인근 나무에 매달린 새집은 지난 18일,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진행한 ‘강천산 새둥지 만들기’ 체험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과 학부모가 만들었다. 이날 체험행사는 강천산의 경관에 관심을 갖고 자연을 사랑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이날 체험은 부모와 학생들이 대화를 나누며 함께 할 수 있는 건전한 소재로 제격이다. 사전 예약을 통해 참가한 사람은 100명이 넘었다.
강천산 병풍폭포 앞 공터에 모인 사람들은 숲 해설사의 설명에 집중했다. 이번에 매달 새집은 새들이 드나들 구멍이 작다. 박새나 멧새, 곤줄박이 등 체구가 작은 새들만 들어갈 수 있다. 양병완 숲 해설사는 “어치가 들어가면 안 된다. 어치는 벌레나 다람쥐, 심지어 뱀까지도 잡아먹는 숲속의 폭군이다. 먹이 구멍이 커서 어치가 새집에 있는 알을 쪼아 먹는 등 훼방을 놓으면 원래 들어갔던 새들이 다시는 살지 않는다”며 “나무가 부패하지 않도록 칠해놓은 페인트(락카) 냄새가 빠지면 새들이 들어온다. 작은 새들이 주로 서식하는 높이인 3미터(m) 정도에 새집을 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준비된 새집 재료에 자신만의 개성을 불어넣었다. 밖으로 드러나는 부분에 그림을 그리고 이름도 달아줬다.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도록 자기 이름도 썼다. 김희엘(5) 어린이는 새집 이름을 ‘강’이라고 지었다. “여자 이름이라서…”라고 수줍게 말하자 함께 온 어머니가 의아하다며 웃는다. 새집에

들어올 새한테는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권수영(순창초 6년)양은 “행복하게 살라고 ‘행복이’로 지었다. 숲에 불이 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림 솜씨가 좋은 권양은 도라에몽과 헬로키티를 새집에 그렸다. 조은비(풍산초 3년) 양은 “새가 나무를 좋아하고 곡식을 뜯어먹는 것을 그리고 싶다”며 숲을 그렸다. 새집에 그림을 그릴 때는 새가 화려한 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빨간색이나 초록색 등 원색 계통의 색을 쓰면 좋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숲 해설사들의 이런 조언들을 놓치지 않고 알록달록한 새집을 만들어갔다.
못을 박고 락카를 칠하니 제법 근사한 새집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집은 병풍폭포에서부터 강천산 현수교까지 긴 구간에 나뉘어 설치됐다.
새집을 매다는 일은 강천산 군립공원 직원들이 맡았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체험 계획을 미리 안 직원들은 새들이 잘 정착하도록 가지치기 등 사전 작업을 끝낸 터였다. 새집을 나무 가지에 매달자 새집 바닥에 쓴 만든 이의 이름이 보였다.
새집달기에 참가한 학생들은 앞으로 강천산을 찾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만든 새집에 어떤 새가 들어왔는지, 알은 낳았는지 또 부화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조수인(동계중 1년) 양은 “새가 살 수 있는 집을 만들어서 뿌듯하다. 강천산 말고도 다른 곳에 또 달아서 새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새들이 부담 없이 다니도록 익숙한 색을 썼다”고 말했다.
돗자리를 펴고 새집을 만든 참가자들은 가져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가족 사랑을 확인했다. 박은미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총괄팀장은 “아이와 부모님이 자연 속에서 대화하고 식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튀밥을 물고기에게 뿌려주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다. 순창군민만 참여할 수 있는 행사였는데 공지하고 나서 다른 지역에서도 참가 문의가 많았다. 취지나 내용 모두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것이었다”며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새들이 입주하고 나면 강천산 산책로는 풀벌레 소리에 새 지저귀는 소리도 더해진다. 먹이를 달라는 새끼들의 울음소리는 탐방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올 가을에는 강천산이 단풍구경뿐만 아니라 새 구경하는 재미도 가득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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