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늦장마 피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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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 늦장마 피해 크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5.12.0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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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농사 망했다…곰팡이 피고 물러서 떨어져

잦은 비로 농작물 수확을 못하는 등 피해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자연건조방식 곶감은 올해 완전히 망쳐 농가가 신음하고 있다.
지난 달 늦장마가 기승을 부리는 사이 수확시기를 놓친 콩은 이제 곰팡이가 필 정도다. 물에 젖은 콩이 꼬투리(깍지) 안에서 이미 불어 수확을 하더라도 상품 가치 하락은 피할 수 없다. 비 오기 전에 털어낸 농가는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상당수 콩 농가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 더 큰 피해를 봤다. 설인환 친환경농업과장은 “불은 콩은 시장에서도 값을 잘 안쳐준다. 민속마을에서는 시장보다 높은 품질의 콩을 요구하기 때문에 더욱 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수확기를 놓친 배추도 잎이 썩는 피해가 생겼고 눈이 내린 뒤로는 그 상태가 더욱 심각해졌다.
곶감농가도 심각하다. 유황과 알코올, 기계를 이용해 습기를 제거하는 농가는 습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자연건조방식으로 가공하는 농가는 땅에 떨어진 곶감을 쓸어내는 게 일이 됐다. 판매용이 아니라 집에서 먹을 요령으로 처마에 매달았던 가정도 마찬가지다. 잦은 비와 폭설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농작물재해보험을 통해 일부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가공품은 가입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곶감은 피해가 발생하면 고스란히 농민 몫으로 남는다.
자연건조방식으로 곶감을 재배해온 손경화(46ㆍ쌍치 학선)씨는 올해 곶감을 망쳐 수 천 만원의 피해를 봤다. 깎아 매달아놓은 감이 곰팡이가 피고 물러서 떨어지기 시작하자 수개월 전부터 예약했던 고객들에게 배송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해야 했다. 손씨는 “이상기후로 기온이 너무 높고 비까지 많이 와 곶감 깎는 시기를 늦췄는데도 별 수 없었다. 감은 홍시나 곶감, 김치 등 활용방법이 많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특히 먹감은 쌍치면 기후에 맞고 상품성이 좋다. 먹감나무로 만든 가구까지 최고로 쳐준다”며 안타까워했다.
군내에는 곶감을 판매할 목적으로 가공하는 농가가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곶감가공 분야에 대한 군의 보조사업은 영동, 상주, 산청 등 대규모 단지가 있는 지자체보다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초기에 잘 마르는 것이 중요한 곶감 가공 특성상 요즘 같이 습한 기후조건에서는 자연건조라 하더라도 최소한 곰팡이나 낙과 피해가 없도록 건조기 등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곶감 피해사례를 인지한 군은 내년부터 곶감전용 건조기 구입비를 보조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세울 계획이다.
이상 기후에 의한 피해는 앞으로는 더 빈번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개월 걸쳐 일군 농사가 하루, 혹은 며칠 만에 물거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기술적, 제도적 보완이 곳곳에 필요한 상황이다. 냉해와 가뭄에 이은 늦장마가 여러 가지로 농심을 할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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