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설공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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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설공찬전’
  • 이담비 기자
  • 승인 2016.03.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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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고 뮤지컬 동아리 ‘화울링’

순창고등학교 뮤지컬 동아리 ‘화울링’ 학생들이 지난 11일 순창군청소년수련관 청소년극장에서 뮤지컬 ‘설공찬2-울지마라 공찬아’를 펼쳤다.
이 뮤지컬은 채수가 지은 고전소설 ‘설공찬 전’을 각색해 제작한 것으로 소설의 배경은 금과면 매우리며 주인공 설공찬 또한 실존인물이다. 중심내용은 죽은 설공찬의 혼령이 사촌동생 설공침에게 깃들면서 벌어지는 일화들을 들려주는 저승 이야기다. 저승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간신ㆍ충신ㆍ반역자ㆍ여성 등으로, 채수는 이런 인물들을 통해 은연중 당시의 세태를 비판했다. 즉 “비록 이승에서 임금을 하였더라도 주전충 같은 반역자는 다 지옥에 들어가 있었다”거나 “여자라도 글만 잘하면 세상의 아무런 소임이나 맡을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통해 은근히 국왕을 비판하고 여성의 지위 향상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뮤지컬로 태어난 ‘설공찬2’는 의자에 앉아 울고 있는 아이와 공찬이 만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울고 있는 아이에게 “넌 왜 울고 있니?” 라는 질문을 던지자 아이는 “친구들이 괴롭혀서요. 나랑 안놀아줘요”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공찬이는 아이를 무릎 위에 앉히고서 “옛날 옛적에...” 구전설화를 이야기 하듯 시작된 공찬의 이야기는 과거 공찬이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공찬의 이야기는 정신없는 음악소리와 아이들이 공찬을 괴롭히는 사나운 소리로 구성되고 괴롭히는 아이들의 모습은 노랫말과 몸짓 움직임으로 이루어진다. 괴롭힘 당하며 가정에서도 외면당하고 선생님의 도움에도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는 공찬은 ‘죽음’을 생각하고 빈 의자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국화가 아이들에게 깨달음을 전달하게 된다.
극 초반부터 공찬 주위로 아이들이 의자를 가지고 위협하며 긴장감을 연출한다. 이 때 무대 연출에 사용된 것은 의자와 조명, 배경음악 밖에 없었지만 충분히 극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정통 뮤지컬 같은 화려한 무대 장치는 없었지만 부족함 없이 무대를 채워나갔다.
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순창고 뮤지컬 동아리 ‘화울링’ 2학년 여학생들로 구성됐다. 1학년 때부터 동아리 활동을 해온 학생들은 이 작품을 위해 2달간 많은 연습을 해왔다. 방학 중에는 하루 종일 연습을 하기도 했으며 개학 후에는 주말에도 쉬지 않는 연습을 해 이날 무대를 준비해 왔다. 무대에 오르기 전 현재 공찬 역을 맡은 임지은 양은 “후회하지 않게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하고 새엄마 역을 맡은 김보미 양은 “많이 떨리는데 친구들과 서로의지하며 잘하고 싶다”며 무대에 오르기 전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또한 취미생활로 동아리 활동을 하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선생님 역을 맡은 한지현 양은 “뮤지컬 배우나 영화감독을 꿈꾸고 있다”며 장래 희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대시작 전 떨린다던 학생들은 극이 시작되니 자기역할에 몰입한 모습을 보여주며 어색하지 않은 연기력과 노래로 50분을 채워나가며 관객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화울링’학생들과 함께하며 연출지도를 한 ‘공연창작소 아라리연’ 황민영 대표는 무대가 끝난 뒤 “좀 더 잘했으면 좋았겠다하는 욕심은 있지만 준비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이정도의 무대를 보여준 학생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역할에 어울리는 인상도 중요하지만 이 역할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성실한 친구들을 위주로 역할을 맡겼다. 뮤지컬이 학생들 정서순환이나 발달에 많은 도움을 준다. 학생들이 처음보다 많이 발전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 관람 후 박준수(순창북중ㆍ1년)군은 “공연 시작부터 분장한 배우들이 객석 뒤에서 나와 기대가 많이 됐었다. 설공찬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랐는데 뮤지컬을 통해 알게 돼 흥미로웠고 연기를 한 누나들이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결이(순창북중ㆍ1년)군은 “마지막에 공찬이와 친구들이 다 같이 손을 흔들며 노래할 때 감동적이어서 가장 인상 깊었다. 그리고 친구를 왕따 시키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받았다”고 감상평을 말했다. 무사히 공연을 마친 ‘화울링’ 동아리 학생들도 “공연이 끝나니 행복하다. 다음 공연에는 실수 없게 더 잘해야겠다. 공연 끝나고 부모님께서 앞에 서계시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학창시절 추억이 됐다”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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