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의 첫걸음, 행복한 농촌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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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의 첫걸음, 행복한 농촌을 꿈꾸다
  • 이담비 기자
  • 승인 2016.03.30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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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귀농귀촌지원센터 9기 농촌생활학교 교육생을 만나

도시인들의 아침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시작되기 마련이다. 신경을 긁는 알람소리를 시작으로 콩나물시루처럼 꽉꽉 들어찬 지옥철에 매연과 소음. 쏟아지는 졸음을 카페인 과다복용으로 간신히 참다보면 하루가 끝나간다. 이럴 때 귀농ㆍ귀촌을 생각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쉽사리 귀농ㆍ귀촌을 결심 할 수는 없다. 농촌은 아름답고 낭만적이지만 막상 농촌에 가보면 크고 작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순창군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는 귀농ㆍ귀촌에 뜻이 있는 사람들에게 6주간의 농촌생활학교를 통해 농촌 생활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교육 수료 후 자립하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농사의 기초는 물론 발효와 장류ㆍ목공기술ㆍ적정기술ㆍ비닐하우스 제작 등 다양한 농촌생활기술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안내한다. 어느덧 농촌생활학교도 9기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9기 교육생들은 서울, 수도권,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에서 온 11명의 교육생들이 모여 있다. 각자 그 동안의 생활방식도 다르며 농촌에서 꿈꾸는 삶 또한 다르지만 순창으로의 귀농ㆍ귀촌을 결심한 교육생들을 만나봤다.       

“어릴 적부터 소 똥 냄새가 좋았어요”

김경구(30), 장희정(33)씨는 예비부부다. 두 사람은 순창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구 씨는 서울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시골에 살고 싶은 꿈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농촌유학센터라는 곳에 농촌체험을 하러 갔다가 희정 씨를 만났다. “여자 친구도 시골에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 곳에 왔다가 만나게 된 거라 서로 시골에서 잘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구 씨가 순창으로 귀촌을 결심하게 된 점에는 농촌생활학교를 통해 순창에 아는 사람이 많아 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사실 홍성군과 순창군을 두고 고민을 했었어요. 그런데 농촌생활학교를 다니며 먼저 귀촌하신 선배님들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아는 사람이 많은 곳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적응도 빠르게 할 수 있고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서울에서 청소년 지도사로 활동 했던 경구 씨는 순창 청소년 문화의집에 청소년 지도사로 활동하며 자리를 잡고 싶다고 했다.
희정 씨는 부산이 고향이며 오래전부터 시골 생활을 꿈꿔 왔기 때문에 대학교도 농학과를 나왔다. 희정 씨는 통도 크다. 텃밭으로는 양에 차지 않고 시골에 젖어들어 시골사람처럼 텃밭보다 더 크게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고 한다. “외갓집이 시골이라 어릴 때부터 외갓집 마을 입구에 가면 나는 소 똥 냄새가 좋았어요. 또 시골에 젊은 사람이 없다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왜 없어? 그럼 내가 갈까? 하며 시골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라며 희정 씨는 본인 성격이 남들이 하지 말라는 것을 잘하는 청개구리 성격이라고 말한다. 사실 불안한 맘도 크지만 도시보다 공기도 좋고 조용해서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제가 꿈꿔온 농촌 모습”

미국 뉴욕에서 27년 간 약사로 살아왔던 김지숙(48)씨는 전부터 한국에 와서 시골 생활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도시생활을 주로해서 시골생활을 잘 몰라 마음은 오고 싶은데 아는 사람도 없고 정보도 없는 점이 지숙 씨의 발목을 붙잡았다. 미국에서도 시골에 가서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고 미국과는 다른 한국의 아기자기한 자연 풍경을 가진 농촌에서 살고 싶었다고 한다. 사실 순창에서는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하지만 발전하지 않은 모습이 지숙 씨가 꿈꿔 온 농촌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농촌생활학교 교육생 모집글을 발견하고 ‘교육을 통해 다 배우지는 못해도 기본적인 것은 배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신청과 함께 바로 귀국 결심을 해 귀국하자마자 순창으로 오게 됐다고 한다.
“장류와 발효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는 순창이 익숙한 도시라고 느껴졌어요. 앞으로 어설프게 하루 이틀 체험하는 교육이 아닌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싶어요.”
교육을 받다보니 센터를 통해서 잘 적응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귀촌을 결심했고 교육 끝나기 전에 순창에 거주지를 구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귀농귀촌인을 위한 임시 주거공간인 귀농의 집이 있기는 하지만 자리가 부족해 걸림돌이 되고 있어요. 주거문제가 쉽게 해결되면 더 많은 귀농귀촌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아쉬운 점을 말했다.
앞으로 지숙 씨는 농촌생활학교 합숙기간이 끝나면 좀 더 순창 사회를 파악하며 무엇을 할지 고민도 해보고 과연 본인이 오고 싶고, 꿈꿔온 농촌 생활이 맞는지 가늠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고 한다. 또한 귀농인 선배들, 동기들과 같이 함께 협력해서 할 수 있는 일도 많이 있을 것 같다며 기대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경상도 사투리에도 반겨주셔서 놀라웠어요”

대구에서 온 한국몽골문화교류진흥원장 박상훈(56)씨는 은퇴하면 시골에 와서 사는 것이 꿈이었다. 도시에서만 살아 왔고 농촌에서는 한 번도 살아 본적이 없었던 상훈 씨는 귀촌을 준비하기 위해 전부터 여러 교육을 받으러 다녔었고 이번이 3번째 교육이라고 한다. 다른 교육생들은 교육 기간이 길어 순창에 왔다고 하지만 상훈 씨는 교육 기간이 긴 교육도 이미 받아 봤다. 하지만 그 교육은 합숙이 없었고 시간을 채우는 식의 진행이며 전시행정이 강했다고 느꼈다. “순창 농촌생활학교에서는 실제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 교육하고 이론수업 뿐만이 아닌 현장 체험을 중시하는 것을 보고 실질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순창에서 귀농생활을 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심하게 됐어요” 상훈 씨는 다른 교육생들 보다 빠르게 현재 복흥면 탑리에 살 집을 구해 이번 주 내로 계약 할 예정이라고 한다. 임시로 2년 정도 계약해 생활하고 차후에 복흥이나 쌍치에 마땅한 대지가 나오면 구입해서 집을 지어 노후를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농촌생활학교 교육과정이 끝나고 나면 상훈 씨가 먼저 귀농 생활을 시작하고 아내와 군대에 간 아들, 선생님을 하고 있는 딸도 순차적으로 이사할 것 이라고 한다.
순창 사람에 대한 첫인상이 좋았다는 상훈 씨. “읍내에 있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터미널 앞 카페에 갔는데 아줌마들이 카페 안에서 순대를 먹고 있었어요. 물론 카페 주인이 허락해서 먹고 있었지만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 쳐다봤더니 아줌마들이 제가 순대가 먹고 싶어 쳐다봤다고 생각했는지 먹어보라며 순대를 권하더라고요. 또 자동차 서비스센터에 갔는데 굉장히 친절했어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데도 거부감 없이 반겨주고 친절하게 대해 주는 것을 보고 순창은 외부인에 대해 개방적이구나 하는 생각에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라며 그 때의 기억을 회상하면서도 기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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