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생일엔
젤리 케이크의 말랑말랑함 속에
노르웨이 해협을 갓 건너 온 연어의 팔딱팔딱함을 넣어
그녀의 틀니가 발라내도록 요리하는 일
머릿속 서랍장 어딘가 구겨넣은 레시피를 칸칸이 뒤지다
되돌이표처럼 돌아와 묻곤 한다.
생일은 찾았나요?
그녀의 생일이 까탈을 부린 건 어제오늘의 뉴스가 아니다
제 시간에 맞춰 내야하고
37.5° 오븐에서 살짝 달궈진
야들야들한 생일을 꺼낼 땐
향이 사그라지지 않게
붉은 입술로 감싸 줄 일
또,
신경망으로 얽힌 완벽한 레시피도 읽지 못하는 단어
사랑은 넣었나요?
365일이 겹겹이 쌓여 조리고 볶아 낸
의미를 잴 수 없는 깊은
심향(心香)
은빛 틀니의 그녀가 가끔 흉을 본다.
당신은 어째 내 기일마저 잊고 산다고
늙어 쇠약한 신경 탓만은 아닐 터인데
단,
오늘 그녀가 또다시 태어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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