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장 ‘갑질’ 폭행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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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단체장 ‘갑질’ 폭행사건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6.05.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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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장애인체전서 회원 뺨 때렸다. 회의에서도 배제”
김 모 회장, “욕은 했지만 폭행 안 했다. 그럴 사람 아냐” 
해당 단체, 체전 출전하는 회원도 몰라…거짓 변명 궁색

군내 장애인들이 출전했던 전북도민장애인체육대회 현장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자는 현재 입원치료 중에 있지만 피해자가 지목한 가해자는 폭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해당 단체는 개인의 일로 사건을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13일 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던 군산 월명경기장에서다. 피해자 남아무개(52ㆍ순창읍 남계) 씨와 목격자에 따르면 남 씨는 이날 자신이 소속한 단체의 김아무개 회장으로부터 뺨을 두 차례 맞았다. 남 씨는 “오전 근무를 하다가 대회 참석을 위해 군산에 갔다. 유니폼 지급문제로 회장이 다른 직원 연락처를 물어봤는데 내 전화기에는 저장돼있지 않아 모른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갑자기 뺨을 두 차례 때렸다. 그리고 네가 직원이냐며 쌍욕을 했다”며 “처음에는 참으려 했는데 맞은 부위 통증이 심해지고 화가 나 잠을 못잘 지경이 됐다. 그래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일 경찰서를 방문해 김 회장을 고소했다. 그는 “전에도 때리고 쌍욕을 들었지만 참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고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폭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나는 1급 지체장애인이고 휠체어를 타고 있다. 폭행을 전혀 하지 않았다. 만약 내가 때렸다면 왜 당일에 입원하지 않고 한참 지나서 입원했겠나? 무슨 일이 있었다면 병원에서 얘기가 있어야 한다. 욕은 좀 지나치게 했다. 성격이 좀 그렇다”며 “직원전화번호도 모르는 것에 화가 났다. 남 씨가 연합회 간사에게 직원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것에 화가 났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고 해명했다. 양 측에 따르면 김 회장은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난 21일에 남 씨를 문병했다. 하지만 남 씨는 그에게 쌓였던 분노를 터뜨리며 욕설을 했고 김 회장은 발길을 돌렸다.
이날 현장에 있던 장애인체전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다른 장애인단체 관계자와도 실랑이를 벌였다. 이 와중에 싸움을 말리던 장애인 후원회 관계자가 김 회장을 향해 던진 물병에 맞는 일도 발생했다. 남 씨가 주장하는 폭행사건과 실랑이는 모두 장애인체전 선수복 지급 과정에서 생긴 사소한 문제가 발단이 됐다.
그런데 폭행사건이 일어난 해당 단체의 관계자들은 엉뚱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 단체의 최아무개 사무국장은 “폭행여부에 대해서는 협회 직원 중에 본 사람이 없다. 남 씨는 장애인체전에 투포환 선수로 나갔지 우리 협회 회원으로 참가한 것은 아니다. 장애인체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신청해서 갔다. 협회 자체에서 일어난 일도 아니다. 순창군체육회 소속으로 나간 것이다”며 “회장과 개인의 일이지 협회간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사무국장의 해명과 달리 장애인체전에 출전하는 선수 등록은 각 협회에서 추천을 받아 군체육회가 전북도장애인체육회에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교환 군체육회 사무국장은 “출전선수가 많아서 체육회가 일일이 사람을 선발할 수 없다. 선수선발은 각 장애인단체로부터 받은 추천명단을 그대로 도에 전달하고 있다. 최 사무국장은 장애인체전과 관련한 감독자회의 당시 각 단체에서 종목별로 몇 명씩 추천해달라고까지 말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군체육회가 전북도체육회에 보낸 장애인체전 참가선수 명단에는 남씨가 없었다. 남씨는 행정도우미를 겸해서 갔을 뿐 선수로 참가한 것은 아니다. 이 협회에서는 회원 중에 누가 장애인체전 선수로 참가했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다.
남 씨는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김 회장의 사퇴와 신체ㆍ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작년에도 그런(폭행) 일이 있었다. 회장이 분풀이를 나에게 하곤 했다. 윗 사람에게 잘 하고 아랫사람은 깔본다. 나라고 못 때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보다 장애가 더 심한 사람이어서 이해해왔다”며 “월요일마다 진행하는 협회 직원회의에서도 나를 항상 배제시키곤 했다. 내가 장애인연합회 활동도 하고 있는데 두 협회 관계가 너무 안 좋아 나를 배제시킨 것이다. 추운 겨울에도 사무실 밖으로 내몰고는 자기들끼리 회의를 했다.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남 씨의 주장에 대해 김 회장은 “항상 뺀 것은 아니다. 한 번이나 그런 적이 있었다. 책상 앞에 남 씨가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밖으로 뺀 적 있다. 그때 다른 직원도 나가 있으라고 했다”며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어쨌든 책임자로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남 씨 측은 “김 회장이 사과의사를 밝히기는 했는데 우리는 더욱 확실한 대책을 원한다. 병원비 등 피해 보상도 제대로 돼야 한다. 고소 취하는 수긍할만한 협상안을 가지고 왔을 때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회장의 ‘갑질’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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