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단오 날 ‘두룡정’ 약수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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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단오 날 ‘두룡정’ 약수터 이야기
  • 정동훈 독자
  • 승인 2016.06.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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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동훈(적성 대산)

 

순창군 인계면 노동리 동촌마을 앞을 흐르는 작은 개천 상류에는 두룡정(물통골) 약수터가 있습니다. 이곳은 전국에서 제일 큰 단오절 행사가 열렸던 곳입니다.
오월 단오를 맞으면 순창ㆍ남원ㆍ임실ㆍ곡성ㆍ정읍ㆍ담양 등 인근 지역에 살던 부녀자들이 두룡정 약수터를 찾아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이곳은 부인병, 피부병, 위장병 등에 효험이 많다고 소문난 곳이기 때문입니다.
문 밖 출입을 절제하며 집안 살림과 생활을 했던 옛 시대 부녀자들은 단오 날만은 문 밖 출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오 날이 오면 만사를 제쳐놓고 두룡정 약수터에 나와서 친구들을 만나고, 1년 동안 묵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등목도 하며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고 합니다.
그 때 부녀자 들은 단오 날 두룡정에 외출하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행동을 조심했답니다. 7일 동안 비린내 나는 음식을 먹지 않았고, 부부관계를 금했으며, 목욕재계하며 단오 나들이를 준비했답니다. 만약 불결한 몸으로 두룡정에 오면 해를 입거나 약수터에서 구렁이가 나오고, 약수가 흙탕물로 변한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두룡정 약수터에 얽힌 많은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두룡정 약수터에는 거북 등, 용 머리 모양의 바위가 있었는데 인근 마을 농부가 논에 방천을 하려고 이 바위를 깨뜨려서 둑을 쌓다가 온 몸이 마비되는 병으로 죽었다고 전해오고 있습니다. 또 인근 마을 부인은 물통에서 빨래를 하다가 그대로 앉아서 죽었다는 얘기도 전해오는 등 인근 주민들에게는 신성한 곳으로 여겨진 곳 입니다.
지금은 산업화로 인해 농촌 주민이 도시로 많이 떠나고, 병원이나 약국도 많아져서 약수터를 찾아오는 사람이 없지만,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두룡정 약수터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ㅇ다지고 있습니다.
두룡정 약수터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약수터 내력이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이곳에서 열렸던 단오절 행사가 전국 제일의 큰 행사였다는 알려주고 있어서 참 좋습니다. 400년 내려온 전통과 유서 깊은 곳에 팔각정을 지어, 인근 지역에서 온 군민과 멀리서 온 관광객까지 약수 한 잔 마시고 둘러 앉아 쉬면서 옛 약수터 단오절에 얽힌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해줘서 참 좋습니다. 바쁜 농사철에는 인근 농부들도 일하다가 쉴 수 있어서 더 좋습니다. 우리 고장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경향 각지에 자손 대대로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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