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순창을 마케팅할 대표음식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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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순창을 마케팅할 대표음식이 필요할 때
  • 양동엽 기획실장
  • 승인 2016.06.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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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엽 순창군청 기획실장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구림면 냇가에는 피라미, 모래무지 등 민물고기가 지천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실컷 미역을 감고 가지고간 양동이에 한가득 민물고기를 잡곤 했다. 잡은 고기는 집으로 가지고 가거나 구워먹었다. 즉석에서 구운 민물고기도 일품이고 또 집으로 가지고와 어머니가 무를 나박나박 썰어 매운 고추장 양념에 졸이면 온가족이 둘러 앉아 맛있게 먹었다. 지금의 화려한 맛과 모양을 자랑하는 음식들보다도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그 민물고기조림이 아직도 그립다. 추억이 담긴 음식인 셈이다.

 

요즘 TV를 켜면 소위 ‘먹방’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유명한 요리사 겸 사업가가 출연해 지역의 대표적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그 중 하나다. 그 요리사가 다녀간 식당들은 금세 입소문을 타고 유명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음식을 먹기 위해 그 지역을 방문하고 관광도 겸하게 된다. 음식이 관광자원이 되고 지역을 마케팅하는 시대가 왔다. 소위 ‘음식관광’의 시대다. 음식은 그 지역의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이런 현상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춘천의 막국수나, 횡성 한우고기, 강릉의 초당순대, 인접 담양군의 떡갈비 등 음식을 떠올리면 지역명이 함께 생각나는 곳이 많다. 지역의 대표음식으로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지역 주민이 돈을 번다.

순창을 보자. 우리지역을 대표할 만한 음식이라면 전통순대와 한정식 정도다. 대부분의 관광객들도 순창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아마 이 두 가지에 한정될 거다. 전통순대와 한정식의 맛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순창 전체를 마케팅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제는 순창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있어야 한다. 어떤 음식이 좋을까 다행히 순창은 우리 민족 고유의 대표 양념인 고추장의 본고장이다. 하지만 아쉽게 고추장은 요리라기보다는 양념 즉 소스에 가깝다. 고추장을 이용한 대표요리 개발이 절실한 이유다. 고추장을 이용한 대표요리 개발은 고추, 고추장 등 지역의 1, 2차 산업과 연계가능성도 크다. 시너지 효과가 클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대표 음식을 개발하고 스토리텔링을 더한 마케팅이 필요한 시기다.

군에서는 대표음식 개발을 위해 일차적으로 전 직원과 군민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먹었던 가장 맛있는 음식이나 추억이 담긴 음식을 조사 중이다. 1차로 9월말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받고 있다. 또한 군민들의 의견도 받을 계획이다. 향토색이 묻어나는 지역의 음식이나 순창 소스 등을 활용한 음식을 발굴 해보자는 취지다.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군민들께서는 순창군청 기획실 650-1121로 언제든지 전화해 주시면 된다.

새로운 음식이나 특산품을 개발해 성공한 예를 들어보자 경북 예천군 용궁면(龍宮面)하면 뭐가 생각날까? 이 지역 주민들은 우리의 대표적 고전 별주부전과 먹거리를 연결시켰다. 그래서 용왕을 용궁면의 대표 캐릭터로 만들고 토끼간 빵을 특산품으로 만들었다. 토끼간 빵은 지역의 밀과 팥 등을 사용해 만든다. 별주부전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으로 ‘용궁면(龍宮面)에 가면 토끼간 빵을 먹을 수 있다’라고 홍보 했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이제 토끼간 빵은 없어서 못 파는 지역 대표 특산품이 됐다. 순창도 이처럼 스토리텔링과 연계한 음식을 개발하자. 태조 이성계비빔밥, 무학대사고추장보리밥 등 대표음식을 만들고 스토리텔링 하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 순창지역에서도 작은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대구-광주 간 고속도로 강천산휴게소에서는 순창군이 개발한 순창토마토고추장을 사용한 비빔밥이 이용객들의 입소문이 늘면서 매출이 30%이상 늘고 있다고 한다.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는 주인이 따로 없다. 순창은 수도권에서 지역적으로 원거리에 위치해 있고 산업시설이 많지 않아 내재적 성장 동력이 부족한 지역이다. 작은 일부터 주민과 행정이 협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군이 지역을 대표할 만한 음식을 찾고 있다. 군민들의 현명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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