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공선출하 농가 소득 줄어 탈퇴 ‘고민’
상태바
딸기 공선출하 농가 소득 줄어 탈퇴 ‘고민’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6.08.31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 통한 출하 가격 낮고 정산 늦어 ‘불만’ 공선회 탈회시 지원액 회수 … 농민 ‘이중고’농협ㆍ행정ㆍ농민 … 합심해 대책 마련해야

공동선별회(공선회)에 가입하고 공동선별장을 이용하는 딸기농가 가운데 상당수가 공선회의 역할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공선회에 가입한 농가들은 딸기를 농협 공동선별장으로 출하해왔지만 직거래를 하는 농가와의 소득격차가 워낙 커 탈회하려는 농가가 늘고 있다는 것.
딸기 공선회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는 직거래와의 판매가격 차이를 줄이는 것을 비롯해 기술지도 강화, 정산기간 단축 등 한ㆍ두 가지가 아니다. 통상 직거래가 공선출하에 비해 농가 수취가격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선출하는 선별과 판로에 대한 농민 부담을 줄이고 생산에 매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혼자 배우기 어려운 재배기술을 습득하고 농가 사이의 다양한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이것을 비용으로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감내할 수 있으나 소득격차가 눈에 띌 정도로 크다는 것이 농민의 고민이다. 이에 더해 정산기간 단축과 판로 확장에 대한 요구도 있지만 이것이 해결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딸기 공선출하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병철 순창농협 과장대리는 “현재 취급량이 대형마트 등에 독점적으로 낼 물량은 아니다. 그래서 순창ㆍ남원ㆍ임실이 연합사업을 했고 이마트에 딸기를 냈다. 그런데 정산이 너무 늦어 올해는 이마트에 내지 않고 농가와 공판장을 돌기로 한 상태”라며 “올해 사업 때 조합공동사업법인(조공)이 판로를 알아봐준다고 했는데 뒤로 얘기가 없다. 우리는 후발주자여서 몇 년 했어도 상표가치를 높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리는 “3%인 취급수수료가 조공(1%)보다는 높지만 업계평균(5%)보다는 낮다. 농협에서도 수익의 개념은 아니다”며 수수료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수수료를 올린만큼 공동선별 사업량을 키우거나 판로확장 등의 영업을 전담할 직원을 채용하는 등의 추가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선장 업무뿐만 아니라 다른 해야 할 일들도 많다보니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공선회와 공선장 활성화는 경제사업량 신장이 당면과제인 농협으로서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정작 농협은 미지근하고 군이 적극적이다. 경제사업체이자 금융기관인 농협을 통해 진행하는 사업에서 정산이 한두 달씩 늦어지는 문제가 수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점만 보더라도 그렇다.
딸기 공선회 논란의 핵심은 소득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군(행정)은 딸기 공선회에 가입하고 출하실적이 있는 농가에 대해 시설비를 보조해왔다. 혜택을 받은 농가는 5년 이상 공선회에 가입한 상태로 딸기를 출하해야 하며 공선회 탈회나 작목 전환 등을 할 경우 사업비 전액 또는 일부를 반납해야 한다. 군은 작년에 공선회를 탈회한 농민은 보조금을 회수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공선회 탈회시 보조금 회수 및 향후 지원불가 내용을 명시한 확인서를 대상농가로부터 받았다. 그러자 공선회에 가입해있거나 탈회한 농민 사이에서 “작년에 나간 사람은 회수 안하고 올해 나간 사람은 회수한다고 하니 맞지 않다. 나도 작년에 나갈 걸 그랬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상국 친환경농업과 원예특작담당자는 “법률대로 보면 작년에 탈회한 농민도 반납대상이다. 시설지원사업 등 보조사업도 대상자가 일정기간 이상 목적 사업을 이행해야 한다. 농ㆍ식품부 시행사업지침이 개정되어 명시되긴 했지만 소급 적용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공선 하면 돈이 안 되고 탈퇴하자니 위약금(보조금 회수)을 물린다’는 것이 공선회 논란의 주 내용인데 농민들은 탈회를 고민하면서도 이것이 최선이냐는 물음에는 쉽게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공선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공선회가 필요하고 회원들끼리 잘 할 수 있는 길을 찾자는 얘기에는 다들 동의한다”는 말처럼 공선회를 키우고 공선출하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요인들이 탈회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김상국 담당자는 “단가가 높이 나와서 공선출하를 하는 농가소득이 올라가면 다른 농가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거라고 본다. 면적만 높이는 것이 좋은 것 같진 않았다. 100여 가구에 달하는 딸기 농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도 없다. 보조금만 보지 말고 할 사람만 해야 단합도 되고 공선회도 발전할 수 있다”며 “개인농가는 각개격파에 쉽게 당할 수 있지만 모이면 협상력이 생긴다. 이 때문에 공선회가 필요하다. 방치해서 각개격파 당하던 과거로 되돌리면 안 된다. 농협에서도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