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 까맣게 뒤덮은 풀 ‘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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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 까맣게 뒤덮은 풀 ‘마름’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6.09.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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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에 덮인 하천 … 유속 올려야 제거 가능 저수지 ‘녹조’ 가득 … 매년 되풀이 대책 없어

▲올 여름부터 순창읍을 관통하는 경천을 까맣게 뒤덮은 마름.
군내 하천 대부분은 마름에 뒤덮여 주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고 군내 저수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심한 녹조로 주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인계(쌍암)저수지는 작년에 드러났던 녹조현상이 더욱 심각해졌으며 구림저수지에서도 녹조가 관측됐다. 군내 하천과 저수지의 수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순창읍을 관통하는 경천이 마름으로 뒤덮인 것은 올 여름부터다. 장마철인 6월과 7월 초에도 보이던 마름이 8월까지 급속히 자라 온 하천을 뒤덮었다. 단년생 수생식물인 마름은 유속이 느린 곳에서 주로 자라며 죽은 잎들이 물속에서 썩으면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봄철에 하천에서 발생하는 역전현상(하천 바닥의 부유물이 떠올라 물이 탁해지는 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름은 순창읍 경천뿐만 아니라 풍산면 상촌교 인근까지 뒤덮었다. 섬진강 본류도 마찬가지다. 특히 순창군 취수원이 있는 적성면 평남리와 내월리 사이 구간도 덮였다. 섬진댐에서 하천유지용수를 증가시키지 않는 한 섬진강의 유속은 그대로여서 마름이 더 많은 면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마름은 복흥면과 쌍치면을 지나는 추령천도 덮어가고 있다. 쌍치면에 사는 한 주민은 “전에도 저 풀이 보이긴 했는데 이정도로 덮진 않았다. 추령천이 순창읍내 경천보다는 깨끗해도 예전만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마름을 없애고 깨끗한 하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이 적절히 흐르도록 양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천은 강천산 쪽에서 흐르는 물 아니면 이렇다 할 수원이 없다. 강천저수지에 가둬둔 물이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이지만 방류수량이 마름을 제거할 정도는 아니다.
군에서는 마름과 물배추 등 수생식물이 미관상 안 좋아 보이는 것을 인지하고 가동보를 작동시켜 일거에 해소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농업용수로 쓰이는 시기를 감안해 개문시점을 추석 이후로 예정했다. 이종욱 안전건설과 하천담당자는 “장마 이후 비가 많이 안 온 점도 있고 날씨가 굉장히 뜨거워 퍼졌다. 수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데 주민들이 좋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가동보를 열면 해소할 수 있을 거라 보고 농어촌공사와 협의를 했다. 농어촌공사가 지금은 교성리 뜰에서 경천의 물을 농업용수로 쓰는 시기여서 쓸 물이 없으면 안 된다는 의견을 냈고 일리가 있다고 여겨 가동보를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전에 남원에서 가동보를 열다 사망사고로 이어진 사례가 있어 마음대로 열 수 없는 상황이다. 마을방송으로 미리 알리고 주요 구간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열 계획이다. 그 전에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계저수지는 작년부터 심했던 녹조가 더 심각해졌다. 이제는 잿빛으로 변해 아예 죽은 저수지가 된 모습이다. 지난해 <열린순창>이 인계저수지의 녹조현상(제266호, 2015년 10월21일치)을 보도한 뒤 농어촌공사 순창지사는 분말가루를 뿌려 녹조를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물을 빼고 새 물을 담는 식의 근본처방은 아니어서 재발 우려가 있었다. 겨울에 잠잠해졌던 녹조는 올해 봄부터 다시 창궐했고 여름을 지나면서 수질을 크게 악화시켰다. 당시 농어촌공사는 올해 초 가뭄이 들 경우를 대비해 물을 뺄 수는 없다며 이 같은 방법을 실행했었다.
녹조현상은 구림저수지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이곳 수질등급은 지난 4월 당시 전체 7개 등급(1a~6등급) 가운데 2등급이었으나 6월에는 3등급으로 떨어졌다. 여름철을 지나면서는 더 나빠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구림저수지의 주요 수원이고 가까운 곳에 있는 월정저수지의 수질은 1비(b) 등급으로 비교적 깨끗하다. 농어촌공사는 두 저수지 근처에 오염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구림저수지에 인분과 가축분 등을 무단 투기한다는 소문은 끊임없이 나왔었다. 농어촌공사 최륜모 주임은 “축분과 인분 투기의혹에 대해 군에 통보하고 현장조사도 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적발할 수는 없었다. 축산농가는 따로 배설물 처리를 하고 있다. 이쪽 지역에서는 염소를 방목하며 많이 키운다. 염소가 산에서 배설하고 비가 오면 저수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군 환경과에 얘기해 조사도 했는데 특이점이 없다고 유선상 통보를 받았다”며 “해마다 방재작업을 하고 있지만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면 녹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저수지를 준설할 때 오염물질을 같이 제거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아직 물 빼기나 준설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마름> :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도금양목 마름과의 한해살이풀. 연못이나 소택지에서 자란다. 뿌리는 진흙 속에 박고 줄기가 길게 자라서 물 위에 뜬다. <두산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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