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요양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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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요양원에서
  • 김귀영 독자
  • 승인 2016.09.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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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귀영(순창읍 민속) 전 초등학교 교사

 

3대 거짓말!
1. 처녀가 죽어도 시집을 안 간다고 하는 말. 2. 장사가 본전도 안 되게 밑지고 판다는 말. 3 노인들이 아이고 이제는 죽어야지 하는 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아무리 천하고 고생스럽더라도 죽는 것 보다 사는 것이 낫기에 오래살기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건만 수많은 노인들이 죽기를 바라는 것이 거짓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렸다. 침침하고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는 노인들과 이들을 돌보는 간병인의 지친 모습이 오버랩 되어 진다.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한 젊음에 대한 찬양과 외모지상주의문화가 확산되는 동안 노인은 쇠락하고 추하고 소외된 존재가 되고 있다.
노인들은 육체적기능이 저하되면서 죽음이 다가옴을 직감하나 세상은 그런 것에 무관심하다. 다시 또 새 생명은 태어나고 젊은이들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돈을 쫓고 범죄와 속임수, 기만은 되풀이된다. 인간이란 숙명처럼 우연하게 왔다가 살고, 우연하게 가고 죽는 해답이 없는 미약한 존재!
얼마 전 가 본 초고령사회 일본의 노인요양원! 예상 밖의 밝은 분위기!
환한 조명과 시끌벅적한 속에서도 요양사들이 친절하고 큰 목소리로 노인들과 게임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끊임없이 웃음을 짓는 할머니들의 표정이 밝기만 했다.
마주치는 노인들마다 눈인사를 할 정도로 상쾌하며 기분 좋은 분위기며, 전문 청소업체의 철저한 관리로 노인 특유의 냄새까지 주의하며, 식사와 독서나 산책, 더 나아가 쇼핑까지도 전문요양사가 일정을 짜고, 간병대상자 개개인의 상태를 점검하며 돌보아 드린다.

“나 늙어 노인 되고 노인 젊어 나 였으니 노인 바로 나 라네”
순창의 어느 요양원에서 계시다 전주의 한 호스피스병동이 있는 요양병원으로 옮겨가신 작은 어머니가 계신 병동에 걸린 액자다. “있을 때 잘 해”라는 경박한 말 같지만 살아 계실 때 더 찾아뵙고 인사를 나누리라.
춥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 그나마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작은 어머니는 장날이면 찾아오는 어린 조카의 고사리 같은 작은 손을 잡으며, 우리 기주 왔구나 하시면서 꼬깃꼬깃한 지폐를 쥐어주시던 모습이 생각나 참으로 가슴이 메어진다. 우리에게 몇 번의 추석이 남아있을지…
팔십 넘은 치매노인에게도 그들의 찬란했던 인생이 있었을 것이다.
인생의 황혼! 열매가 익어 은은한 향기가 풍기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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