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추모 대회 … 전국에서 수만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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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추모 대회 … 전국에서 수만명 참가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6.10.0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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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 “눈물 흘릴 겨를 없이 분노” 또 앞길 막은 경찰 … 농민 쓰러진 곳에 헌화도 못해

▲참가자들이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자리에 헌화하려 했으나 경찰은 또 다시 막았다.
작년 11월 민중총궐기 날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경을 헤매다 숨진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대회가 지난 1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렸다.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을 내건 이날 대회에는 3만명의 시민이 모였다. 쌀과 농업을 지키기 위해 차벽 앞에 당당히 섰던 백남기 농민의 유지를 받들려는 농민들은 기꺼이 바쁜 일손을 멈추고 상경했고 총파업에 나선 노동자들도 1만명이 넘게 참가했다. 
백남기 농민의 시신에 대한 부검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민들은 “경찰이 언제 시신을 탈취할지 모른다”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입구를 자발적으로 에워쌌다. 이날 추모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경찰에 의해 숨진 백남기 농민의 시신에 경찰이 다시 손댈 수 없다며 책임자 처벌과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은 백남기 농민을 잃은 것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했고 미안해했다. 정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이 땅의 농민이 울고 민중이 울었다. 너무 억울하고 미안해서 울었다. 지난해 11월 14일 당신이 물대포를 맞을 때 우리가 막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317일 동안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당신을 살리지 못한 모든 국민이 미안해하고 있다”며 “당신이 떠나는 날 우리는 눈물 흘릴 겨를도 없이 분노해야 했다. 경찰은 물대포로 쏴 죽인 것도 부족한지 칼을 들었다. 백남기의 시신을 찢으려고, 난도질하려고 하고 있다. 그것을 판사가 허락했다. 지키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라도 당신 몸에 칼을 대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은 살인정권에 의해 목숨을 빼앗겼지만 정신은 뺐지 못한다. 우리 농업을 지키려는 것을 우리가 꼭 해내겠다. 당신이 가는 길마저 험난하다. 그 험난한 길을 남은 자들이 꽃길을 만들고 꽃가마를 만들어 보내겠다. 그것은 민주화다. 당신의 정신을 이어받는 길이다”고 다짐했다.
▲“농부가 살아야 쌀이 있지 쌀이 있어야 나와 당신이 여기 있지 사랑하고 이야기하지”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 현장에서 아스팔트 위에 적힌 노란색 글.
이어 연단에 오른 백남기 농민의 딸 백민주화 씨는 추모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편지를 준비해왔다. 백씨는 “진실을 숨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아주 많은 거짓들을 동원해야 한다. 그것들이 쌓이면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 끝내 무너질 것이며 변치 않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진실만이 더 빛나게 될 것”이라며 “사인의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의 시신을 또 다시 수술대에 올려 정치적인 손에 훼손시키고 싶겠나? 절대로 저희 아버지를 두 번 세 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로 도로를 가득 메운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종로 르미에르 빌딩 앞까지 행진을 했다. 조직위원회와 참가자들은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그 자리에 헌화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에 가로막혀 분개했다. 경찰과 대치하던 주최 측은 결국 차벽을 친 경찰병력 앞에 임시 분향소를 만들고 시민의 헌화를 받았다. 추모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세월호 참사 900일 문화제에 참석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재차 요구하고 정부의 반인륜적 행위을 규탄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이날 국민행동제안을 발표했다. 분향소 확대와 저녁 촛불집회 적극참여,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서명운동 동참, 추모 모금 동참, 10월8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동시다발 추모집회 참여, 투쟁본부 긴급요청 시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으로 집결 등이다. 민주노총 공공부문 대책위원회와 4ㆍ16연대, 백남기투쟁본부, 시민사회공동행동 등에서는 노동개악(성과ㆍ퇴출제 및 2대 불법 행정지침) 폐기, 민영화 저지 사회공공성 강화, 보건의료인력법 제정, 차등성과급 교원평가제 폐지, 공무원법 개악저지, 백남기농민 국가폭력 특검실시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특검 도입 등 8대 투쟁 요구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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