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고] ‘캐나다 괜히 갔다’ 온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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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고] ‘캐나다 괜히 갔다’ 온 것 아니다
  • 남상언 학생
  • 승인 2016.10.12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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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언 순창제일고 2년

 

캐나다 연수를 간다고 했을 때 그냥 기분이 좋고 기대가 컸다.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고 신이 났었다. 캐나다 가는 날을 기다렸다.
하지만 캐나다 연수일정표가 나오고 나서 상황은 처음과 180도 달라졌다. 눈을 의심을 하기도 했다. 이유는 시험 2주 전에 간다는 것 때문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7박 9일, 즉 시험 보기 1주일 전에 온다는 거였다.
굉장히 걱정이었다. 긍정적인 면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내 머릿속은 일정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다. 참다 참다 표출해버렸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막 욕을 했다.
하지만 다행이 ‘이성의 줄’이 있어서 그 줄을 겨우 잡고 분노를 겨우겨우 짓누르고 캐나다에 가져갈 교과서를 챙기고 친구에게 학교수업 때 적은 것을 찍어서 보내주라고 했다. 그리고 “기념품 사와”라는 친구들의 부탁을 머릿속에 저장했다. 이런 온갖 행동을 한 후 캐나다로 향하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의 생각은 걱정과 분노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지내면서 점차 생각이 바뀌었다.
7박 9일 동안 캐나다에서 UBC 대학, 밴쿠버 아쿠아리움, 써리 교육청 등을 방문했다. 그 중에서 내 생각을 점차 바뀌게 한 곳은 Neil Squire society라는 곳과 SET-BC라는 곳을 방문 했을 때다.
먼저 Neil Squire society는 장애인 취업 교육 및 연계를 하는 연방정부 출자기관으로서 각각의 장애인에 맞는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장애인 문제 해결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도와주며 직업정보제공, 취업 알선, 고용된 장애인들의 급여 관리 등을 해준다.
SET-BC는 교육부의 지원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장애별로 개개인에 맞게 교육을 연구하고 제공하며 통신이나 기기 등이 필요하면 지원해준다. 심지어 일반학교에서도 필요한 장애인에 관련된 기술이나 서비스팀을 제공하기도 한다.
방문한 기관은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 바로 캐나다의 ‘화장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대다수 식당의 화장실은 매우 좁아 휠체어 탄 사람이 혼자 들어가서 볼일을 보기가 매우 어렵다. 가끔 국내식당에서 화장실을 가면 ‘정말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나 캐나다 식당의 대다수는 그런 생각을 할 필요 없이 넓다.
캐나다 장애인 시설은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 된다. 아니 비교를 하면 오히려 캐나다가 기분이 나쁠 수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 시설 수준은 캐나다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이 취업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지 않다. 요즘 우리나라를 ‘헬조선’ 이라고 하는데 장애인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직 남은 ‘바뀌지 않은 생각’ 때문에 캐나다를 괜히 갔다 왔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을 한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부끄러웠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난 다짐했다. 다시는 ‘캐나다 괜히 갔다’ 라는 생각은 절대로 안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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