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생각나는 선생님으로 남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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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생각나는 선생님으로 남고 싶어”
  • 이양순 기자
  • 승인 2011.01.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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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일ㆍ홍은희 부부교사

‘말없이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말없이 서로의 일을 챙겨서 도와주고 그래서 늘 서로 고맙게 생각하고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는 조기일(36)ㆍ홍은희(33) 부부교사.

연우(6)와 승우(2)의 웃음소리에 작은 행복을 키워가는 부부교사가 들려주는 잔잔한 이야기에서 진솔함이 묻어난다.

조 교사는 큰아버지의 권유로 홍 교사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교사가 되었단다. 지난 2001년 팔덕초에 부임한 후 교직생활 10년째인 조 교사는 적성초에서, 같은 해 전주동북초가 초임이었던 홍 교사는 동산초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정감이 넘치는 조 교사는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과 정이 들어서 2년을 함께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좋았는데, 아이들은 좋았을까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홍 교사는 “첫 발령을 받고 환경정리를 위해서 아이들에게 작년 학생들 작품을 떼놓으라고 했더니 남길 것까지 깨끗하게 다 떼어 버렸어요. 환경정리를 도와주겠다던 두 녀석 충현이와 현태가 첫 제자에요”라며 기억을 떠올렸다.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학교생활의 중요성을 말하던 조교사가 “바른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어릴 적에는 사람이 습관을 길들일 수 있지만, 어른이 되면 습관이 사람을 길들이기 때문이다”고 말하자 “학년과 연령대에 갖추어야 할 것들이 분명이 있다. 기초ㆍ기본을 강조하는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학력은 물론 학습장 정리, 글씨 쓰기, 가방 챙기기 등 쉽게 생각하는 것까지 놓치지 않아야한다”고 홍 교사가 되짚었다.

“같이 일하고, 같이 쉴 수 있고 대화가 통한다는 점은 좋지만 비자금은 만들 수 없다”, “학교 일은 서로 도울 수 있고, 함께 여행을 할 수 있어 좋지만 거짓말을 할 수 없다” 같은 직업에 대한 장단점을 공감했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는 똑같이 ‘독서와 체험활동 그리고 운동’을 권하며 “넓은 안목과 깊은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는 교육철학도 같은 부부였다.

조 교사는 “언제인지부터 학부모와 선생님 사이의 교감이 부족해지면서 이제는 서로에 대한 신뢰마저 위태롭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학부모와 선생님 사이에는 자녀라는 훌륭한 소통의 창구가 있다”고 이야기를 꺼내자 홍교사도 “개학 첫날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이라는 장문의 안내장을 보낸다. 말 그대로 내 아이를 담임선생님에게 맡겼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내 아이와 학부모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을 실현해 보자는 뜻에서다.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사는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당장은 아니어도 졸업 후 10년, 20년, 30년 후에라도 ‘그때 그 선생님께 참 잘 배웠다’며 한번 쯤 생각나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 홍 교사는 “‘이것’하면 ‘홍은희’라는 이름을 떠올릴 수 있게 교직생활 10주년을 맞아 나만의 특기를 찾아 계발하는데 시간 투자를 하려고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 부부가 갖는 ‘교육철학’이 다음 세대를 이끌어나갈 소중한 우리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가꾸어 주는 밑거름이 될 거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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