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미술관에 온 ‘박남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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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미술관에 온 ‘박남재 화백’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6.12.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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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순창으로 돌아온 박남재 화백의 작품 전시회가 순창공립 섬진강미술관에서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지난 27일, 적성면 평남길에 위치한 섬진강미술관에서 만난 박 화백은 “늙은 말년에 여기서 그림이나 몽씬 그리고 살아야겄다”며 “공기가 하도 좋으니까 좋은 공기 마시면서 그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섬진강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은 총 14점이다. 88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그린 작품 <붉은 월출산>과 “제자랑 같이 가서 그린 그림”이라는 설악산을 그린 그림, 강천산의 풍경을 담아낸 그림 등 다양하다.

▲섬진강미술관에 전시된 박남재 화백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큰 작품이 88올림픽을 기념해 그린 <붉은 월출산>이다.

“예술은 그저 자기 마음 담아내는 것”
 새해 2월 28일까지, 작품 14점 전시
 바람 시원하고 좋아 작업장으로 결정
 많이 보고 많이 들어야 보는 눈 생겨

박남재 화백은 “300호짜리 캠퍼스가 석장, 200호 짜리가 8장 있다. 이 11장 큰 것들이 있어서 죽기 전에 그려 놓고 죽으려고 한다”며 “지금 붙어 있는 작품들(전시된 작품)이 애착이 가는 작품들이다.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좀 남겨놔야겠다 하는 그림은 가능하면 큰 걸로 그린다. 꼭 커야만 가치가 된다는 건 없는데 그래도 그리는 사람 자신이 의욕적으로 할 수도 있으니까 큰 그림을 주로 소중하게 다루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미술관을 짓는다고 해서 한 번 와봤는데 내가 생각했을 때는 이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누가 여기 와서 전시회를 하고 또 누가 여기 와서 작품을 감상하겠다고 하겠느냐. 그렇게 얘기만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여기가 비었다고 해서 다시 와서 밑에 (공방) 창문을 한 번 열었더니 바람이 섬진강에서 확 들어오는데 어떻게 바람이 시원하고 맑고 좋던지 ‘아이고 내가 차라리 여기 와서 여생을 살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여기로 오겠다고 했다”며 “내가 여기서 온통 작품 풀어놓고 작업을 하면 혹시라도 여기를 찾아온 손님들이 작가가 여기서 작업하는 것을 보는 것도 작품이나 똑같다. 그러면 좋지 않겠냐? 얘기를 했다”고 이곳으로 온 의미를 설명했다.
박 화백은 이곳이 화가촌이 되길 바라고 있다. 그는 “황숙주 군수가 이 동네로 화가들을 모셔서 화가촌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화가들이) 여기에 집을 사거나 지어서 여생을 그림을 그리면 서로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여기로 오게 됐다. 앞으로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그런 방향으로 해보려고 한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박 화백은 그동안 그림을 자주 볼 수 없었던 순창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림을 잘 모르더라도 제일 중요한 것은 전시장을 자주 들려서 많이 봐야 한다. 그래야지 그림을 보는 눈도 생긴다. 아무래도 순창은 그동안 그런 기회가 없었다. 참 아쉽다”며 “앞으로는 전시장을 많이 다니면서 많은 작품을 보고 옳든 그르든 작품에 대해 많이 얘기를 듣고 그러면 자연히 눈이 트인다”고 자상하게 설명했다.
그는 가장 큰 보람은 “작품을 남길 수 있는 것”이라며 “아마 다른 계통 보다는 작품을 남겨놓고 죽을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그리고 뭔가를 나타내려하지만 잘 안 되다가 그것이 이뤄지면 큰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화백은 “예술은 기술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예술은 그저 자기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라며 “한 작가의 전람회 축사를 맡았을 때 ‘정말로 그림을 잘 그리지만 한 가지 꼭 권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앞으로 못 그리는 것을 배워라’라고 했다. 무슨 말이냐면 못 그리는 속에는 진지하고, 순진하고, 성실한 노력이 들어있다. 그것이 없이는 안 된다. 재주는 타고나지만 재주를 갖고 그림을 그리면 어느 한계에 이르러 딱 끝이 난다. 그런 것보다는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예술가가 돈을 쫓으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순창에 왔으니 기왕이면 참 어렵게 사는 사람들 내다보고 살고 싶다”고 말하는 박 화백은 섬진강미술관 명예관장을 맡아 작품 활동에 전념할 생각이다. 그는 “정말 열심히 그렸다”며 “무엇이든 자기 온 정성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 그 신념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 화백은 수십년만에 고향에 작업실을 정하고 고향과 지역민인 고향 후배들이 예술에 눈 뜨고 자신을 통해 지역이 보다 풍족해지고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구십 세월을 지낸 그가 바라는 일을 이룰 때까지 건강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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