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촛불시민? 면민도 있다…담양 금성면민, ‘탄핵 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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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촛불시민? 면민도 있다…담양 금성면민, ‘탄핵 축배’
  • 안관옥 기자
  • 승인 2017.03.15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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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7년 3월 11일치

담양군내 12개 읍ㆍ면별로 돌아가며 면 단위 촛불 펼쳐
박근혜 감빵ㆍ탄핵 축하 떡ㆍ승리 막걸리 ‘흥겨운 축제’
집회 경험 없어 ‘임을 위한 행진곡’은 자막을 보며 열창

“박근혜 탄핵이 다가 아니고, 인자 시작이랑게~.”
11일 오후 6시30분 전남 담양군 금성면사무소 앞 마당. 비닐하우스 딸기 농사에 한창 바쁜 주민들이 일과를 마치고 삼삼오오 마을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숫자는 금세 20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사회단체에서 준비한 ‘박근혜감빵(건빵)’, ‘탄핵축하떡’ 등을 받아들고 환한 표정으로 수인사를 나눴다.
주민들은 담양군내 12개 면ㆍ별로 돌아가는 촛불집회가 탄핵 승리 직후 금성면에서 열리게 된 것을 반기며 막걸리로 축배를 들었다.
면사무소 앞마당은 집회가 열리기 30분 전부터 마치 축제장처럼 술렁였다. “아~아~ 주민 여러분, 잠시 후 면사무소 마당에서 탄핵승리 촛불집회가 열립니다.” 마을 방송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 면사무소 건물에는 ‘여러분이 촛불 혁명의 주인공입니다’라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분홍으로 복장을 통일한 금성풍물단은 북과 장고로 한바탕 흥겨운 판을 깔았다. 촛불집회는 어둠이 내릴 무렵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막을 열었다. 집회를 해본 경험이 없는 주민들은 모니터에 뜨는 가사를 보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중략)
주민들은 중간 공연에선 촛불을 높이 들고 좌우로 흔들며 지역 최초의 시국집회를 다함께 즐겼다. 우체국·농협 등이 밀집한 광장 주변에는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등 입간판이 세워지고,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게시판이 설치됐다.
농민 조기봉씨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재벌의 수출길을 터 주었으니 희생한 농민들이 대가를 돌려받아야 한다. 재벌들은 제 배만 불리지 말고 번 돈을 농민들에게 나눌 줄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택 노인회장은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탄핵을 계기로 금성면도 촛불에 동참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단합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자”고 다짐했다.
주민들은 발언 순서가 끝나자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미수습자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하며 노랑 풍선 200여개를 날려 보냈다. 집회에는 최형식 군수, 이면형 면장, 박철홍·전정철 전남도의원 등이 참석해 주민들의 바람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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