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슴도치의 생존
상태바
[기고] 고슴도치의 생존
  • 강성일 전 순창읍장
  • 승인 2017.04.05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성일 전 순창군청 기획실장

지난 3월에 중국에 여행 갈 기회가 있었으나 가지 않았다. 사드로 인한 중국의 행태가 기분 나빠서다. 그들은 한국여행상품 판매중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제재,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 기업에 대한 영업정지 등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여러 가지 보복행위 중에 가장 치졸한 것은 문화, 예술행사도 취소한 것이다. 오래전에 계획되어 있던 백건우 피아니스트, 조수미 성악가의 공연 등도 무산시켰다. 국가 간 외교는 자기 나라 이익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자국의 입장이 유리하도록 해석하고 대응하는 건 당연하다. 국가 간에는 그렇게 해도 이해가 된다. 그래도 이웃 나라라면 민간 부분의 교류는 정부가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문화교류는 설령 전쟁 중일지라도 묵시적으로라도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래야 앞날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 나라가 크고 역사적으로 우리를 속국으로 대했던 습성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우리를 막 대하고 있다. ‘변방의 한국 정도야’하고 깔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무시를 당하는 건 오랫동안 그들에게 예속되어 있었고 지금 우리나라의 국론이 분열되어 만만하게 보이기 때문일 거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러시아 지도자들은 예측 불가한 강경론자들로 자기 나라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계산기를 두들겨 상대를 대하면서 언제든지 버리거나 등을 돌릴 수 있다. 한데 우리나라는 집안싸움에 정신이 없다. 과거에도 우리는 내부분열 때문에 국민들이 고초를 겪었고 망하기까지 했었다. 임진왜란, 일제식민지, 6.25동란… 모두가 내부분열 때문이었지 않는가? 일제의 침탈이 시작되던 때 조선 통감부 통감이 그랬단다.
조선인들은 그냥 놔둬도 자기들끼리 싸우다 망하니 구경만 하다가 나중에 주워 담기만 하면 된다고…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한데 아직도 우리들끼리 싸우고 있다. 경쟁이 아닌 비방의 작태로…
많은 사람은 우리나라를 대단한 나라라고 평가하고 있다. 무역 규모 세계 10위권 등…, 그렇게 자부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볼 수도 있다. 땅덩어리는 작고 자원도 없지만, 교육열 높고 부지런해서 무역으로 돈 벌어 먹고살 만한 정도의 나라다. 그렇지만 동족 간에 갈라져 대립하고 있고 지리적으로 강대국의 이해가 충돌하여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산 같이 불안한 나라이기도 하다.
위험요소가 많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게 안보일 거다. 경제는 조금 잘못되어도 노력하면 회복할 수 있지만, 안보는 한번 실수하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한국 경제를 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보라고 한다. 그들이 안보를 보는 잣대는 딱 하나다. 외부의 위협보다는 내부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이란다.
우리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안보는 고슴도치 전략이라는 주장에 절대 동감한다. 고슴도치는 작고 힘은 약하지만, 포식자가 건들면 몸을 웅크리면서 가시를 세워 상대에게 대응한다. 포식자는 가시 때문에 먹을 수가 없어 포기하게 된다. 가시가 자신을 보호하는 무기인 것이다. 우리에게 가시는 무엇인가? 원칙과 단합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살다 보면 개인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나의 경우 가장 힘든 것은 상대에게 무시당한 것이었다. 내가 정당한 입장이 되지 못하고 무시당할 땐 한없이 화가 난다. 깜깜한 밤에 불 끄고 누워있어도 무시당한 일을 생각하면 얼굴 내놓기가 초라해 이불을 뒤집어쓰게 된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중국에게는 오랫동안 무시당할 만큼 당했다. 우리가 갚아주지는 못해도 더 이상 무시당해선 안 된다. 무시 다음에는 굴종이기 때문이다. 강대국들은 자기들보다 힘이 약한 나라를 대등하게 대하지 않는다. 드러내 놓고 표현은 않지만, 예속을 강요하고 있다. 작은 나라가 국론까지 분열되어 있으니 더 그럴 것이다! 가지고 놀기가 딱 좋을 것이다!! 100년 전 구한말 때 나라가 망했던 치욕을 지금에 대입시키는 게 절대 무리가 아닐 것이다. 한순간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관대작이나 필부나 나라에 대한 무게는 똑같다. 아니 나라가 잘못되면 필부들 삶이 더욱 가혹할 것이다. 지금 우리와 미래의 후손을 위해서 나라가 잘되어야 한다. 生則死!(생즉사)  수 부리면 죽을 것이고, 死則生! (사즉생) 로 대응하면 살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