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등 ‘수동커뮤니티센터’ 대책 ‘파행’
상태바
유등 ‘수동커뮤니티센터’ 대책 ‘파행’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7.07.06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리 “저런 현상 우리나라 현장 90% 이상에서 발생”

▲지난달 21일, 군 의원들이 수동커뮤니티센터 부실시공과 대책 논의를 하기위해 모였다.

의회 “그렇다면 우리나라 공사 90%가 부실 공사냐?”
농촌공사, 감리 교체 “진행중→구상중” … ‘왔다갔다’
주민, “군청이 더 문제, 시공 잘해야지 무슨 감리 탓”

군 의회 실태조사에서 부실이 드러난 수동커뮤니티센터 건립공사 대책 마련이 파행에 이르렀다.
지난달 21일, 수동커뮤니티센터의 실태조사 지적사항을 보완하기 위해 실시한 외부 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안전진단을 담당한 업체가 아닌 공사현장 감리가 참석해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해, 군 의회가 협의를 중단하고 다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9일, 상반기 군정주요사업실태조사를 위해 수동권역 종합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한 의원들이 공사 현장 곳곳의 부실시공을 발견하고 지적한 후, 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군 의원들은 실태조사 현장에서 부실시공을 강하게 질타했고, 농촌개발과는 외부업체에 안전진단을 의뢰해 이날 그 결과를 발표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김종섭 의장을 포함한 8명의 군 의원들과 농촌개발과 직원, 대행 공기관인 농어촌공사 순창지사 관계자, 공사현장 감리 등이 참석했다.
공사현장 감리 관계자는 “이 현장의 문제점은 10여 곳 재료분리 현상, 1~2곳 철근 보이고 그 외에는 다짐 불량”이라며 “들뜬 부분 제거하고 마이크로시멘트 추가와 결함 콘크리트 제거 후 재시공, 철근 녹 제거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이에 김종섭 의장이 “검사방법이 몇 가지냐”고 물었고, 발표자가 답변을 하며 군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발표자는 “엑스레이와 코어 채취가 있고, 이번에는 육안진단을 했다”며 “저런 현상은 우리나라 건설현장 90% 이상에서 발생한다. 크고 작은 차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장은 “발표자 누구시냐”고 물었고, 발표자는 현장 감리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장은 “외부 안전진단을 맡겼으면 안전진단을 한 업체에서 와서 결과를 발표해야지 왜 감리가 발표를 하고 있냐”며 “감리가 와서 무슨 답변을 하냐. 시공을 방치한 업체나 감리한테 무슨 얘길 듣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군 의원들은 수동커뮤니티센터 시공 상태가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시멘트 속 철근이 드러나 흉측하다.

신옥수 농촌개발과장은 “(진단업체) 오기로 했었는데 협의회 시작 직전에 갑자기 못 온다고 연락이 왔다”고 해명했지만, 김 의장은 “이런 기본적인 약속도 안 지키면서 무슨 협의를 하냐”고 질타했다. 이어 “우리나라 공사현장 90%에서 이런 현상이 나오면 우리나라 공사현장 90%가 모두 부실시공이라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군수 나오라고 해서 물어봐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정이ㆍ손종석ㆍ전계수 의원도 거들었다. 신 의원은 “의회 자체적으로 진단을 맡겨서 결과를 보고 대책을 마련하자”고 제안했고, 손 의원은 “군민과 의회를 얼마나 무시하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90%가 그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하는 것이냐.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감리자가 보고를 잘못했다. 진단업체나 감리 모두 잘못”이라고 거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군 의원들은 오는 5일 의원간담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공사 현장을 관리ㆍ감독하는 감리자의 “우리나라 공사현장 90%에서 저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발언은 파장이 꽤 클 것으로 보인다.
감리의 주 업무는 “설계도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수동커뮤니티센터 실태조사에서는 설계에 정해진 기준을 지키지 않은 거푸집 사용이 지적을 받았다. 이런 문제점들을 바로잡아야 하는 감리가 나서서 ‘어디서나 발생하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보고하고 이를 방관 내지는 부추긴 것으로 보이는 주무부서(농촌개발과)의 인식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감리가 말을 잘못한 것이다”며 “의원님들이 지적하신 유로폼(거푸집)은 설계상 20회이고, 합판 거푸집이 설계상 3회라서 사용횟수 초과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진단결과 10여 곳의 시공 불량에 대해 감리 책임을 묻자, “감리가 책임을 진다”고 답변했지만,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감리 교체를 진행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가 재차 질문하자 “(교체)하려고 구상 중에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건축업에 종사하는 한 주민은 “계약상 감리 교체가 쉬운 일이 아니고, 우선 피해보자는 변명으로 보인다”며 “감리보다 감독이 문제다. 발주처인 군청과 사업대행 공기관인 농어촌공사에 주무자(감독)가 있는데 부실시공을 눈감아 주지 않았다면 발생할 수 없는 일이다. 의회도 지적했으면 법대로 조치하도록 지시하면 되지. 무슨 협의냐. 협의란 시정이 아니고 적당하게 쇼부(흥정)보자는 거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십억원 혈세를 들이는 건축공사에서 발생한 부실시공 및 감리 문제를 놓고 자치단체 주무부서와 일부 군 의원 간의 적당한 지적 또는 보고서 누락 등 봐주기 의혹은 없지 않았다.
유등 ‘수동커뮤니티센터’ 부실공사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