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주민참여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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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주민참여예산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8.12.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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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들었겠지.’ 군의회 2019년도 행정과 예산심사 방송으로 지켜보다 든 생각이었다. ‘미혼남녀 만남의 장 2000만원’ 행정과에서 정주인구 증대정책으로 2019년도에 처음 시작해보겠다며 본 예산(안)에 편성한 사업이다. 조정희 의원이 대상자인 미혼남녀가 군 공무원이나 군내 공공기관의 종사자라는 점을 문제 삼아 문제예산으로 지적했다.
방송을 통해 이 사업 명칭을 처음 듣고 ‘이게 정주인구 증대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거지’  생각했다. 조 의원 질의에 행정과장이 사업을 설명하는 것을 보며 보다 더 본질적인 의문이 생겼다. 물론 조 의원의 지적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 대상이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이면 비교적 좋은 직장을 다니는 이들이고, 조 의원은 이들보다 주민들을 위해 예산이 쓰이기를 바랐다.
행정과장은 이 사업으로 군내 직장을 다니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2박3일 동안 함께하며 잘 맺어져 결혼까지 하게 되면 순창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사업비를 편성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군에서는 시행해본 적 없는 사업이고, 다른 지자체에서의 사례도 아직은 들어본 적이 없어 이 사업의 성과가 어떨지는 모른다. 그런데도 이 사업에 의문을 가진 것은 주민이 낸 세금으로 이제 남녀 연애까지 지원해야 하냐는 것이었다. 더구나 남녀의 만남과 사랑이 이렇게 세금을 들여 행사를 한다고 가능한 것이냐는 의문도 뒤따랐다. 물론 행사에서 서로 호감을 갖게 되고 군의 바람대로 결혼까지 하게 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남녀 문제를 군 사업으로까지 해야 되는 건가 하는 의문은 떨쳐내기 어려웠다.
조 의원이 이 사업을 문제예산으로 지적하지 않고, 주민들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예산이 편성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눈을 크게 뜨고 예산 감시를 해야 하고, 주민들이 직접 예산을 감시하고 평가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열린 주민자치학교에서 이런 활동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아직 구체적인 방법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이 예산에 대해 공부하고 감시하는 활동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4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창군 1년 예산을 군 의원 8명이 주어진 시간에 모두 살펴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부분은 많은 군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렇기에 주민들이 나서야 한다. 주민이 나서는 것은 군의 사업을 방해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예산의 주인인 주민이 스스로 필요하고 불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낭비 예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아직 이 사업이 편성될지 어떨지는 결정되지 않았고, 결정돼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다만 주민들은 이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고민과 함께, 남녀의 만남 더구나 비교적 조건이 낫다는 공무원을 위해 세금으로 그런 사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도 뒤따라야 한다. 나아가 다른 예산 가운데는 주민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예산은 없는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펴야 한다. 그 고민은 공무원이나 의원들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주민이 함께 해야 하고 그에 따른 결과도 주민들이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주민참여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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